3줄 요약

  • ‘매달 배당 주는 회사’라는 표현에 대한 상표권을 가진 리츠가 있어요.

  • 따박따박 월세 받는 걸 좋아하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리츠, 리얼티인컴이 그 주인공입니다.

  • 월 배당에 진심인 리얼티인컴이 많은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를 열어봤습니다.


‘월 배당 회사(The Monthly Dividend Company)’라는 표현에 대한 상표권을 가진 회사가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리츠 중 하나인 리얼티인컴(Realty Income, 티커 O)입니다. 매달 배당을 준다는 것이 이 회사의 정체성 그 자체임을 보여줍니다.

리얼티인컴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리츠’이기도 합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2년 10월 말 기준으로 국내 투자자의 리얼티인컴 주식 보유 규모는 약 2억 6800만달러입니다. 전체 해외 주식 가운데 25위인데요. 리츠 중에서는 단연코 1위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 매달 배당을 꽂아주는 데다, 그 규모를 꾸준히 늘리기까지 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여기서 잠깐. 리얼티인컴의 자산 대부분은 오프라인 리테일입니다. 맞습니다. 흔히 ‘미래가 없다’고 여겨지는 그 섹터죠. 그런데도 리얼티인컴은 어떻게 인기를 유지하고 있을까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 열어봤습니다.

“배당은 신성 불가침합니다”

리얼티인컴의 2021년 연차 보고서를 보면, 감히 쓰기 어려운 표현이 나옵니다. 그들에게 있어 배당이 신성 불가침(sacrosanct)하다고 한 것입니다. 직접 인용해보겠습니다.

리얼티인컴에 있어 배당은 신성 불가침한 존재입니다. 우리는 25년 넘게 매년 배당을 늘려온 배당 귀족(Dividend Aristocrat)입니다. 이런 리츠는 미국에서 단 3개뿐이죠.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잘 나가던 리츠들도 저마다의 이유로 배당을 삭감했습니다. 리얼티인컴 역시 예외가 아닐 거라는 의심이 팽배했죠. 그때 리얼티인컴은 말했습니다. “배당 삭감은 없습니다. 배당은 신성 불가침하다”고요.

리얼티인컴은 여러 자리를 빌려 배당에 진심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리얼티인컴 창립 50주년 때 CEO는 이렇게 말했어요. “리얼티인컴의 미션은 매우 명확합니다. 주주에게 신뢰 가능한 월 배당을 지급하고, 배당을 점차 증액하는 것입니다.”

실제 리얼티인컴은 이런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는 것 같습니다. 리얼티인컴은 1994년 상장 이후 2022년 10월까지 628개월 동안 1개월도 빼먹지 않고 배당을 주고 있습니다.

그것만 해도 쉬운 일이 아닐 텐데요. 주당 배당금(DPS) 규모도 꾸준히 늘리고 있습니다. 리얼티인컴은 27년 연속으로 매년 배당을 늘렸습니다. 배당을 늘린 횟수는 117차례에 달합니다. 최근에는 분기마다 배당을 늘리고 있죠. 상장 직후인 1995년에는 주당 배당금이 0.9달러였는데요. 지난 10월 기준 2.976달러로 성장했습니다. 연 평균 4.4% 늘어난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25년 이상 배당을 연속으로 늘린 주식을 ‘배당 귀족(Dividend Aristocrats)’이라는 영예로운 호칭으로 부릅니다. 배당 귀족인 리츠는 리얼티인컴을 포함해 단 3개뿐입니다.

리츠가 배당 귀족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요. 그건 미국 부동산 시장이 붕괴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리테일 매장들이 대거 문을 닫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마저 이겨냈다는 말입니다. 그런 험난한 시기에도 배당을 중단하거나 깎지 않고 도리어 늘렸다는 뜻이죠.

이 정도면 ‘배당은 신성 불가침하다’는 리얼티인컴의 말, 어느 정도 믿음이 갑니다.

투자자 신뢰를 프리미엄으로 전환

리얼티인컴은 ‘월 배당 회사’에 대한 상표권을 보유할 정도로 월배당 주식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더군다나 30년 가까이 매달 배당을 지급하고, 그 규모를 늘리며 진정성을 입증해왔죠.

이 같은 트랙 레코드는 자본시장의 신뢰로 이어졌습니다. 리얼티인컴은 꾸준한 성과를 보이며 순자산가치(NAV) 대비 30~40% 정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NAV란 리츠가 보유한 총 자산에서 부채를 뺀 값입니다.

즉 리얼티인컴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의 시장가치가 1만원인데, 주가는 1만 3000원쯤으로 거래돼 왔다는 겁니다. 리얼티인컴이 그만큼 자산을 잘 굴려 투자자에게 돌려줄 것이라는 믿음이 반영됐습니다.

이는 곧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러면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이 커지겠죠. 리얼티인컴은 이런 선순환의 사이클을 그려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주 가치 증대에 대한 트랙 레코드 → 시장의 신뢰 및 NAV 대비 프리미엄 →
자금 조달 비용 절감 → 높은 운용 성과 → 주주 가치 증대 및 프리미엄의 정당화

아마존 침투를 견뎌낼 포트폴리오

그래도 근본적인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과연 이런 배당이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서요. 리얼티인컴의 대부분 자산은 ‘리테일’입니다. 임대료 기준으로 볼 때, 포트폴리오의 약 85%가 리테일 자산입니다.

아무리 리얼티인컴이 주주 가치 증대를 위해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오프라인 리테일이라는 주력 섹터가 취약하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리얼티인컴은 할 말이 있습니다. 충분히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는 거죠. 리얼티인컴은 모두 1만 17000여개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임차사는 1100개 회사에 달합니다.

이처럼 다변화된 포트폴리오 덕분에 어느 한 건물에서 공실이 발생하거나, 임차사 한 두 곳이 어려워지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죠.

또한 리얼티인컴의 포트폴리오는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이커머스의 공습에도 충분히 생존 가능하다는(Amazon-Proof) 평가를 받습니다. 산업별로 보면 식료품점(10.3%), 편의점(9%)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주요 고객사 역시 아마존의 침투를 잘 방어하고 있는 곳들입니다. 최대 임차사는 달러 제네럴(Dollar General)인데요. ‘미국판 다이소’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2위은 월그린(Walgreen)은 드럭 스토어, 3위은 세븐일레븐(7-Eleven)은 편의점입니다. 모두 아마존이 직접 침투하기 쉽지 않은, 일상에 가까이 있는 가게들이죠.

리얼티인컴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주요 20개 임차사는 (이커머스의 확장이라는) 소비 행태 변화에 영향을 덜 받습니다. ▲생활 필수품을 다루거나 ▲(달러 스토어처럼) 저가형 매장이거나 ▲(상품이 아닌)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리테일이 아니거나, 적어도 넷 중 하나에는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리테일? 아닙니다, 넷리스입니다

마지막으로 리얼티인컴은 리테일 리츠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신 넷리스(Net lease) 리츠로 분류되죠.

넷리스라는 건 임대차 계약을 하는 방식인데요. 건물을 유지∙관리하는 데 드는 각종 비용, 예컨대 세금이나 보험료 등을 건물주 대신 임차인이 내는 방식을 뜻합니다.

그렇다고 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건 아닙니다. 넷리스로 계약을 하는 임차인은 보통 한 건물을 통째로, 장기간 빌립니다. 그러면서 ‘건물을 내가 알아서 관리할 테니, 자잘한 문제는 간섭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건물주, 즉 리츠 입장에서 넷리스는 몇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보험료나 세금 부담에서 자유로운 덕분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누릴 수 있습니다. 예측하지 못한 비용 부담이 생길 일이 거의 없으니까요.

또한 단일 임차인이 건물을 책임지고 꽉 채우니 공실률이 낮은 편입니다. 임대차 계약도 길게는 수십년에 달합니다. 시장 상황이 조금 어려워져도 공실이 확 늘어나기 어려운 구조라는 의미입니다.

실제 리얼티인컴의 임대율(공실율의 반대말) 추이를 보면, 매우 안정적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임데율이 96%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습니다. 코로나 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2021년에도 공실율이 2% 정도 수준입니다.

임대차 계약 기간도 길게 남아 있습니다. 가중평균 잔여 임대기간(WALE)은 8.8년에 달합니다. 임차사 절반이 2031년 이후 계약이 종료되는데요. 그 말은 단시일 내에 공실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낮다는 뜻입니다.

이 같은 매력 덕분에 리얼티인컴을 포함한 넷리스 리츠는 다른 리테일 리츠에 비해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어떨까요?

리얼티인컴은 지금까지 성공의 역사를 썼습니다. 하지만 그게 앞으로도 장밋빛 미래가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리스크 요인을 두 가지만 꼽아보겠습니다.

① 인플레이션에 취약할 수도

리츠 성장은 크게 내부 성장과 외형 성장으로 나뉩니다. 내부 성장은 같은 자산에서 받는 임대료가 오르는 걸 말합니다. 외형 성장은 좋은 새 자산을 인수해 덩치를 키우는 걸 뜻하죠.

앞서 언급했듯, 리얼티인컴 같은 넷리스 리츠는 임대차 계약 기간이 장기입니다. 장기 임대차 계약은 양날의 검일 텐데요. 경기 침체 시 공실이 늘어나는 걸 막아준다는 장점이 분명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같은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단점이 더 많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시장에서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걸 반영하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입니다. 즉 내부 성장이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② 이미 너무 커졌나

그렇다면 외형 성장은 어떨까요. 리얼티인컴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전 세계 10위권 이내에 드는 초대형 리츠입니다. 11월 7일 현재 시총이 395억달러, 원화 기준으로는 55조원이 넘습니다. 오늘날 한국 증시에 상장하면 SK하이닉스의 뒤를 이어 시총 5위에 자리잡을 수준입니다.

리얼티인컴의 자산은 1만 1700개에 달하는데요. 그래서 좋은 자산 1~2개를 매입한다고 성장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이미 공룡이 된 탓에 성장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리얼티인컴은 두 가지 활로를 찾고 있습니다. 첫째는 인수∙합병(M&A)입니다. 리얼티인컴은 작년 상장 넷리스 리츠인 베리트(Vereit)를 합병했는데요. 자산 하나 하나를 더 담는 방식으로는 외형 성장의 속도를 끌어 올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M&A로 한꺼번에 대규모 자산을 확보한 것이죠.

그 결과 리얼티인컴은 AFFO(Adjusted Funds From Operation)을 10%가량 끌어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AFFO는 리츠의 대표적인 수익 지표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좋은 M&A 기회가 자주 있는 건 아니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는 건 타 국가로의 진출입니다. 리얼티인컴은 지난 2019년 영국에 처음 진출합니다. 또 2021년에는 스페인에 투자하며 유럽 대륙부로 처음 발을 내딛습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약 10%의 자산이 유럽에 있습니다.

리얼티인컴 측은 “그간 미국 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넷리스 시장에서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과연 새로운 시장에서도 또 한 번 성공 신화를 써 나갈 수 있을까요?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 해당 콘텐츠는 금융투자상품 판매 및 투자 권유, 종목 추천을 위하여 제작된 것이 아닙니다.
• 상기 내용은 2022년 11월 8일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며 시장 환경 등에 따라 변경되었을 수 있습니다.
• 본 콘텐츠에는 일부 주관적 견해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며, 본인의 투자 판단 하에 신중하게 투자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