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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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기업이 유상증자를 공시하면 주가가 와르르 무너지죠. 하지만 리츠는 조금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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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는 번 돈 대부분을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나눠주죠. 그래서 성장하려면 투자 유치, 즉 유상증자가 필요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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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리츠의 유상증자는 언제 좋고 언제 나쁠까요? 따져봐야 할 포인트 두 가지를 살펴 봤습니다.
리츠 유상증자, 일반 기업과 달라요
보통 상장기업이 유상증자를 한다고 발표하면 투자자들 표정은 어두워집니다. 몇 가지가 이유가 있는데요.
우선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되기 때문입니다. 원래 기업의 주식이 총 100주 발행됐고, 투자자 A씨가 10주를 들고 있다고 해보죠(지분율 10%). 만약 100주를 추가 발행한다면, A씨의 지분율은 5%로 뚝 떨어져요(10주 ÷ 200주). 그만큼 기업 이익에 대한 내 몫이 줄어드는 거죠.
더 중요한 건 기업이 증자를 하는 배경입니다. 물론 기업이 성장에 필요한 투자금을 마련하려고 증자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운영자금이 모자라거나, 기존 빚을 갚아야만 해서 증자를 결정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유상증자를 하는 기업을 의심합니다. ‘기업이 현금 창출 능력이 모자라거나 그간 쌓아 둔 이익이 부족한 건 아닐까’라고요. 그래서 유상증자가 부정적인 뉴스로 여겨지곤 하죠.
하지만 리츠의 유상증자는 다릅니다. 리츠만의 고유한 특징 때문이에요. 리츠는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지급해야만 합니다.
즉 평소 임대료 등으로 번 돈 대부분을 투자자에게 고스란히 넘겨주죠. 따라서 규모가 큰 일부 리츠를 제외하면 평소 보유하는 현금 규모가 적은 편입니다.
그러면 리츠가 새로운 부동산 자산을 매입해 외형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투자자에게 ‘좋은 자산을 새로 살 테니 추가 투자해달라’고 요청하는 방법이 있겠죠. 네, 맞습니다. 이게 곧 유상증자입니다.
리츠는 평소 번 돈을 아낌없이 나눠줍니다. 그래서 추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투자금을 끌어와야 합니다. 평소 쌓아 둔 이익을 재투자하며 성장하는 일반 기업과 다른 점이죠. 그러니 외부에서 투자금을 가져오는 것, 주주에게 ‘투자해달라’고 손 벌리는 것 자체를 나쁘게 볼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리츠 자산 규모가 커지면 좋은 점은
물론 유상증자를 통해 새 자산을 산다는 것 자체가 무조건 좋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만큼 리츠에 대한 지분이 희석된다는 대가를 치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리츠의 외형 성장에는 ‘규모의 경제’가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우선 리츠가 유상증자를 통해 새로운 자산을 매입하면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분산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자산 규모가 커지면 리츠의 자체 신용등급도 높아집니다. 그러면 리츠의 자금 조달 금리도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는 곧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죠.
규모가 커지면서 각종 인덱스에 편입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리츠가 주요 인덱스에 편입되면, 이 인덱스를 보고 투자하는 기관(패시브 투자자)의 자금이 들어옵니다. 그러면 주식 거래가 활성화되고 유동성이 높아집니다.
이처럼 리츠의 외형 성장에는 긍정적인 면이 많습니다. 따라서 리츠의 유상증자란, 상장 후 경쟁력을 갖추고 꾸준히 성장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좋다는 건 아닙니다
리츠 입장에서 유상증자는 성장에 필요한 수단입니다. 하지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 유상증자가 항상 긍정적이지는 않습니다. 우선 유상증자 시에는 새로 발행하는 주식(신주) 가격을 할인해준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죠. A 리츠가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1만원인데, 신주 가격도 1만원이면 어떨까요. 신규 투자자 입장에선 굳이 신주를 받아올 이유가 없겠죠. 같은 돈을 주고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기존 주식을 사면 될 테니까요.
그래서 리츠는 목표한 자금을 성공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현재 시장가 대비 할인된 가격에 신주를 발행합니다. 그래서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손실을 입을 수 있습니다.
특히 국내 리츠는 유상증자 시 부정적인 영향이 다소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직 성장 초기에 있기 때문에 기존 주식 수 대비 신주 발행 규모가 큰 편이기 때문입니다. 또 유상증자 발표 이후 실제 신주가 상장될 때까지의 과정이 긴 편이라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상증자 좋을까 나쁠까, 두 가지 관전 포인트
리츠 유상증자를 마냥 나쁘게만 볼 이유도, 그렇다고 무조건 호재로 볼 수도 없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리츠 유상증자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두 가지 관전 포인트를 제시해 봅니다.
① 어떤 자산을 사려고 하나요
우선 리츠가 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어떤 부동산 자산을 매입하려고 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리츠의 전략에 잘 맞는 자산인지, 기존 자산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지, 매입 가격이 적절해 주당 배당금(DPS)을 높일 수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하겠죠.
이런 조건을 잘 충족하는 유상증자는 투자자에게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조정받을 수 있겠지만, 중장기로는 상승세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장 리츠는 부동산 자산 매입 시 투자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유상증자가 긍정적일지, 추가 투자를 해야 할지 등 투자 판단에 도움되도록 해야 합니다.
② 유상증자 시점은 어떤가요
유상증자 시점도 중요합니다. 리츠는 새로운 부동산 자산을 취득할 때 1) 돈을 빌리는 방법(차입) 2)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유상증자) 중 더 나은 선택지를 고를 수 있습니다. 해당 시장 상황에 맞는 방식을 택해야 하겠죠.
예를 들어 리츠 주가가 낮을 때 유상증자를 하면 기존 주주에게 비교적 불리합니다. 매입하려는 부동산 자산 가격만큼 자금을 조달하려면, 주가가 높았을 때보다 신주를 더 많이 발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가가 1만원일 때 1억원짜리 건물을 사려면 1만주를 발행해야 하지만, 주가가 5000원일 때는 2만주를 찍어야 합니다. 이처럼 새로 발행하는 주식 수량이 많아질수록, 기존 주주가 가지고 있는 주식의 가치도 떨어집니다. 주식당 배당금 희석이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주가가 높을 때 유상증자를 하면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유리한 조건에서 부동산 자산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장 리츠 입장에서 주가 관리는 매우 중요하며, 유상증자 시점은 주가 수준에 따라 결정해야 합니다.
이처럼 리츠 유상증자를 잘 이해하면 투자 판단을 내릴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유상증자가 긍정적이라고 판단하면 그때가 매수할 적기가 될 겁니다. 현 시장가 대비 할인된 가격으로 투자해 중장기적인 수익을 추구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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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기 내용은 2022년 11월 10일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며 시장 환경 등에 따라 변경되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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