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 모리빌딩은 르 코르뷔지에의 ‘래디언트 시티(The Radiant City, 빛나는 도시)’를 재해석해, 고층 건물과 녹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입체녹원도시(Vertical Garden City)’를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 재난이 닥쳤을 때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찾는 ‘도망가고 싶은 거리’, 즉 일상의 매력과 비상시 안전을 동시에 설계하는 것이 이들의 방재 철학입니다.

  • 60년간 방치된 환상 2호선 문제를 민관 협력으로 해결하며, 제도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도시 개발의 표준을 제시했습니다.

미나토구의 현대판 영주, 모리빌딩

도쿄를 여행하며 지역들을 걷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이곳은 뭔가 다르다’는 느낌과 마주하게 된다. 그 특색은 때로는 오랜 역사에서 비롯되지만, 도쿄는 특히 현대에 이르러 “어떤 기업이 이 지역을 개발·운영했는가”에 따라 도시의 분위기와 결이 뚜렷하게 달라지는 드문 도시다.

나는 이 현상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가끔 일본어 ‘나와바리(縄張り)’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다소 거친 뉘앙스를 품고 있지만, 도쿄의 지역 구조를 해석하는 데 이보다 정확한 개념도 없다. 도시의 이면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미나토구에서는 모리빌딩의 손길이, 니혼바시에서는 미쓰이의 흔적이, 마루노우치에서는 미쓰비시지쇼(이하 미쓰비시)의 영향력이, 그리고 시부야에서는 도큐그룹의 존재감이 압도적으로 느껴진다.

“여기는 내 나와바리(縄張り)야.”

마치 이렇게 선언하듯, 이들은 각자의 영역을 구축하고 이끌어간다. 나와바리는 단순히 ‘내 영역’이라는 물리적 경계를 의미하지 않는다. ‘내 땅과 그 안의 사람들은 내가 지킨다’는 책임감, 일종의 영주 의식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현대판 영주1의 면모가 엿보이는 지점이다.

도쿄 주요 5구 지도. 미나토구 안에 도쿄타워가 있다. 출처=대신증권 글로벌부동산팀 리포트

이번 글에서는 미나토구의 현대판 영주, 모리빌딩(Mori Building)에 주목한다. 아크힐즈부터 롯폰기힐즈, 토라노몬 힐즈, 그리고 최근의 아자부다이 힐즈까지, ‘힐즈 시리즈’로 도시를 재구성해온 모리빌딩은 어떻게 미나토구의 영주가 되었을까? 그들은 이 지역의 도시적·경제적 가치를 지키고 높이기 위해 어떤 전략을 구사해 왔을까?이번 글에서는 플레이스메이킹의 세 핵심 요소인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오그웨어의 관점에서 모리빌딩의 도시 만들기를 해부해 본다.

미나토구 일대 모리빌딩 사업 개발지. 출처=모리빌딩

하드웨어 혁신: 제도 한계를 넘어 도시 비전을 실체화

● 르 코르뷔지에의 ‘래디언트 시티’를 넘어, ‘입체녹원도시’를 현실로 만들다

모리빌딩의 힐즈 시리즈를 관찰하면, 그들이 20년 넘게 일관되게 추구해 온 ‘버티컬 가든 시티(Vertical Garden City, 이하 입체녹원도시)’ 개념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는 한국에서 ‘수직정원도시’로 잘 알려진 키워드다. 굳이 개념을 모르더라도 지상·지하·고층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동선, 풍부한 공공녹지, 다양한 스케일의 오픈스페이스 등 각 프로젝트에서 확인되는 특징만 보아도 모리빌딩이 지향한 도시 비전을 읽을 수 있다.

이 비전을 정립한 인물은 모리빌딩 2대 회장 모리 미노루이다. 그는 세계적인 근대건축 거장 르 코르뷔지에가 제시한 래디언트 시티(The Radiant City, 빛나는 도시)의 개념을 단순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시가 가져야 할 생동감과 복합성을 더해 자신만의 도시모델로 재해석했다.

하지만 르 코르뷔지에가 제시했던 래디언트 시티는 오늘날 다양성과 지역성을 중시하는 도시 담론 속에서 종종 비판받는다. 기능의 분리, 위계적 공간구조, 생명력 없는 초고층 배치 등은 현대 도시가 지향하는 ‘사람 중심 도시’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그 이유다.

미노루는 코르뷔지에의 원형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았다. 그는 고층 건물 주위를 텅 빈 녹지로 비워내던 근대주의적 사고를 거부하고, 그 녹지를 도시의 활력과 경험이 교차하는 핵심 베뉴(core venue)로 재구성했다. 고층건물 또한 단일 용도가 아닌 복합용도(Mixed-use)로 구성해 녹지 및 공공공간과 상호작용하도록 설계했다.

모리빌딩의 힐즈 시리즈. 출처=모리빌딩

입체녹원도시는 하나의 프로젝트가 완성될 때마다 진화해왔다. 그 최초의 실험이 아크힐즈(1986)였다면, 풍부한 입체녹지를 중심으로 ‘문화 발신지’라는 새로운 도시 역할을 만든 롯폰기힐즈(2003), 도쿄의 국제비즈니스 경쟁력을 끌어올린 토라노몬 힐즈(2014)가 뒤를 잇는다. 그리고 아자부다이 힐즈(2023)는 문화와 비즈니스라는 두 축을 통합·진화시켜, 도시·문화·비즈니스가 유기적으로 융합된 새로운 도시모델을 제시했다. 일련의 흐름은 이들이 입체녹원도시 개념의 ‘장기적 도시비전’을 어떻게 구현해 왔는지를 잘 보여준다.

모리빌딩 입체녹원도시 초기 스케치. 출처=모리빌딩
입체녹원도시 개념. 출처=모리빌딩

● 도망가고 싶은 거리: 도시의 안전이 도시의 매력이 되다

입체녹원도시라는 모리빌딩의 하드웨어 전략은 단순히 미적 요소를 강화하거나 입체적인 공공녹지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공간을 자신들이 추구하는 개발 목표와 연결했다. 바로 ‘도망가고 싶은 거리(Cities to Escape to, Rather than Flee from)’다. 재난이 닥쳤을 때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이 지역을 향해 피난하고 싶을 만큼, 도시를 ‘가장 안전한 장소’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롯폰기힐즈 클럽하우스의 와인글라스 하나 깨지지 않았다는 일화는, 모리빌딩이 확보한 내진 성능과 재난 대비 자신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자주 회자된다.

모리빌딩은 개발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공공공간을 일상에서는 매력적인 장소, 재난 시에는 신뢰할 수 있는 도시의 대피처로 기능하게끔 설계했다. 도시의 기본 생존 조건을 법적 의무나 기술적 요건으로만 보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프로젝트를 차별화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이 철학은 일본 현대 도시계획의 결정적 전환점들과도 맞닿아 있다. 1995년 고베 대지진과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 도시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성을 날것 그대로 드러냈고, 동시에 방재를 도시계획의 중심 의제로 끌어올렸다. 모리빌딩은 사회적 요청을 적극적으로 흡수한 민간 개발자였다. 각 힐즈 프로젝트를 단순한 복합개발이 아니라 도시 단위의 재난 대응 플랫폼으로 재정의하며, 하드웨어 전략의 목표를 한 단계씩 고도화해 나갔다.

이 방재 철학의 독창적인 지점은 공공오픈스페이스에 대한 그들의 시각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모리빌딩에게 오픈스페이스는 단순히 경관을 위한 장식적 공간 혹은 개발을 위해 공공에 기여해야만 하는 의무적 공간이 아니라 일상과 비상 상황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도시의 핵심 인프라였다.

롯폰기힐즈의 66플라자와 모리 정원, 토라노몬힐즈의 연속된 보행데크, 아자부다이힐즈의 중앙광장. 이 공간들은 평소에는 사람들이 머물고 걷고 소통하는 열린 광장이지만, 재난 발생 시에는 수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피 공간으로 즉시 전환된다. 모리 미노루가 강조한 ‘도시 속 생동감을 만드는 오픈스페이스’가 위급한 순간에는 공동체의 생명을 지켜내는 장소가 되는 것이다.

방재 측면에서 이러한 물리적 체계뿐 아니라 그 이상을 준비한다. 롯폰기힐즈 지하에는 비상시 약 2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식량과 물자가 비축되어 있으며, 일본에서는 여러 재난 이후 민간단위 에너지 공급이 허용되면서 모리빌딩이 개발한 지역은 도시 전체가 정전되더라도 일정 기간 전력·열 공급이 가능한 에너지 허브로 기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제도적으로 아직 구현되지 못하는 구조이지만, 일본은 민간 개발자가 지역 단위의 에너지 자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차이를 만든다.

모리빌딩은 ‘방재’를 단순한 안전장치가 아닌 도시 브랜드 가치와 신뢰 가능한 장소성 구현을 위한 핵심 요소로 승화시켰다. 평소에는 즐겁고 매력적인 일상의 장소가, 위급 시에는 먼저 떠올리는 피난처가 되는 것. 바로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도망가고 싶은 거리’ 전략의 본질이다.

모리빌딩 방재 대책 개념도. 출처= 모리빌딩 ‘도망가고 싶은 거리’ 전략 보고서
모리빌딩 방재 대책 네트워크 전략. 출처=모리빌딩 ‘도망가고 싶은 거리’ 전략 보고서

● 없는 길을 만드는 힘: 제도적 한계를 넘어선 모리빌딩의 개척 정신

플레이스메이킹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다 보면, 사례 발표 후 어김없이 마주하는 회의적인 반응이 있다.

“우리나라는 도시계획 제도나 체계가 일본과 달라서 적용하기 어려워요.”

그런 의견을 접할 때마다 나는 되묻고 싶어진다.

“그들도 처음부터 완벽한 제도를 갖추고 있어서 이 모든 게 가능했을까요?”

이 질문의 답을 추적하다 보면 한 가지 명확한 사실에 도달하게 된다. 모리빌딩은 주어진 길을 걸어간 것이 아니라, 사업의 완성도를 위해 없는 길을 공공과 함께 만들어가며 전진했다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는 ‘길’이란 단순히 물리적인 도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제도적 공백, 법적 한계, 그리고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들을 정교하게 풀어내며 개발의 논리를 구축해 나갔음을 뜻한다.

대표 사례가 바로 토라노몬힐즈 개발 당시 진행된 환상 2호선(신바시~토라노몬 구간)과의 결합이다. 이는 1989년 제정되었으나 실효성이 낮았던 입체복합도로 제도를 현실에 맞게 개선하여, 수십 년간 정체되었던 도로 건설의 물꼬를 튼 사건이다. 이미 많은 연구가 도로 위에 건물이 들어선 물리적 결과물에 집중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모리빌딩이 하드웨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제도를 어떻게 수정하고 새로운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했는가 하는 측면이다.

1946년에 처음 계획된 도쿄 환상 2호선은 토지 소유권 문제와 실행의 난관으로 인해 무려 60년 가까이 방치된 상태였다. 이 계획도로에 인접한 부지에 모리빌딩이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도쿄도 역시 비로소 이 묵은 과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하게 된다. 모리빌딩과 도쿄도는 입체복합도로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해당 지역의 적용 타당성을 증명하는 노력을 기울였고, 공공은 이에 발맞춰 실무적인 제도 개선에 나섰다. 이후 공모를 통해 ‘특정건축자’ 및 ‘사업협력자’를 선정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했고, 2009년 모리빌딩이 최종 사업자로 지정되면서 비로소 도로 위 광장과 공공시설이 어우러진 토라노몬힐즈 모리타워가 탄생할 수 있었다.

토라노몬힐즈 전경. 출처=모리빌딩

이 과정이 어떤 시각에서는 특혜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특혜란 위험은 공공이 떠안고 이익만 민간이 독점하는 구조를 말한다. 하지만 모리빌딩은 이 개발을 짓고 떠나가는 주체가 아닌, 이 일대를 보유하고 오랫동안 책임질 주체였다. 또한 그 방식은 공공이 수십 년간 풀지 못했던 난제를 투명한 제도적 틀 안에서 민간의 위험과 책임으로 넘겨받은 구조다. 즉, 수십 년간 표류한 도로 문제를 해결하고, 도로와 건축을 동시에 시공하는 고난도 기술을 책임지며, 공사 중 도시 기능을 유지해야 하는 행정적·기술적 리스크를 민간이 온전히 감당해 낸 것이다.

이 사례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도시의 표류하는 공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 특히 ‘신뢰할 만한 민간 주체’와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규제의 틀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정교하게 제도를 개선하고 더 나은 도시 공간을 확보하려는 거시적인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존 제도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이 방식이야말로, 모리빌딩의 수많은 사업을 관통하는 강력한 하드웨어 전략이다.

환상 2호선과 토라노몬 빌딩 조감도 (좌), 환상 2호선과 토라노몬 빌딩 전경. 출처=2015년 도쿄도 정비사무국 사업개요
환상 2호선과 토라노몬 빌딩 배치 평면과 단면도. 2015년 도쿄도 정비사무국 사업개요

소프트웨어 혁신: 영주는 땅을 짓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모으고 머물게 하는 사람

● 기업유치를 기획-설계-운영하다

서울의 주요 개발 사업들을 지켜보다 보면 한 가지 의문이 생기곤 한다. 과연 이 거대한 공간을 채울 기업 유치는 누가 책임지고 있는가?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경우 디벨로퍼가 직접 나서기보다는 글로벌 오피스 임대 자문사나 전문 부동산 자문사를 고용해 임차인 구성을 맡긴다. 특히 공공 주도 개발 사업일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짙어진다.

물론 도쿄의 개발 프로젝트들도 자문사를 활용하지만, 모리빌딩이나 미쓰비시 같은 일본의 주요 디벨로퍼들의 방식은 결정적으로 다르다. 이들은 결코 기업 유치를 외부에만 전적으로 맡기지 않는다. 자문사는 어디까지나 데이터 제공이나 실무를 보조하는 서포트 역할에 그칠 뿐, 어떤 기업을 들일지, 그 기업이 도시와 어떤 시너지를 낼지는 디벨로퍼 스스로가 지휘봉을 잡고 치열하게 고민한다. 임차인을 채우는 것을 단순한 ‘공실 해소’가 아니라, 도시의 성격과 미래 가치를 결정짓는 ‘전략적 큐레이션’으로 보기 때문이다.

개발 시 소프트웨어 전략의 핵심인 기업 유치 전략을 들여다보면, 이들의 접근법은 명확하다. 초기 단계부터 ‘이 땅에 어떤 비전을 담을 것인가’, ‘어떤 기업이 들어와 어떤 장을 펼칠 것인가’를 미리 치밀하게 구상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짓고 나서 기업을 찾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전략이다.

이는 2008년 모리 미노루 사장의 인터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국제금융거점을 만든다는 것이 단순히 돈이 모이는 곳을 만드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 돈을 운용하는 우수한 글로벌 인재들이 모여야 하고, 나아가 일류 기업들, 특히 헤드쿼터급 기업들이 모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톱 리더 기업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좋은 사무실을 짓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가령 이런 식이다.

  • 그들이 어떻게 라이프를 즐기는지
  • 어떤 환경을 선호하는지
  • 아이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인지
  • 문화적 욕구를 충족할 인프라가 있는지를 파악해 그 니즈를 개발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리 미노루 사장이 비전을 제시한 것이 이미 2008년의 일이다. 이후 토라노몬은 ‘글로벌 비즈니스 게이트웨이’로, 아자부다이힐즈는 ‘그린&웰니스 도시’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며 유수의 기업들이 완공 전부터 입주를 약속했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이 더 있다. 이들은 ‘좋은 기업을 데려오면 되지’ 수준의 선언에서 끝내지 않고, 시장을 측정하고, 수요를 언어화해 최적화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오그웨어를 역산하고 준비한다. 모리빌딩은 2003년부터 도시 경쟁력뿐 아니라 도쿄 23구 중심부 오피스 수요를 추적하는 ‘오피스 니즈 조사’를 매년 수행해왔다.

최근 2025년 발표자료를 보면, 신규 임차를 검토하는 기업 가운데 확장(면적 확대)을 계획하는 비중이 상승했다. 또한 LEED 등 환경 및 웰니스 인증을 우선 고려한다는 응답도 증가하고 있다. 즉, 우량 기업들이 사무실 비용을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보기 시작했고, 웰빙과 친환경 같은 조건이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체 조사를 통해 오피스 니즈의 흐름을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자신들의 개발 전략 수립에 직접 반영한다.

2025년 모리빌딩 자체 오피스 수요조사 보고서. 출처=모리빌딩

그중 하드웨어와 기업 유치 소프트웨어가 연동해 작동한 상징적인 장치가 오피스 기준층 면적이다. 일본 최대급 플로어 플레이트로 소개되는 아자부다이힐즈 모리 JP타워는 한 층이 약 4,800㎡(약 1,450평)에 달한다.

아자부다이힐즈 JP타워 플로어 공간. 출처=모리빌딩

이는 글로벌 기업의 다양한 니즈를 정확히 반영해 초기부터 기획된 것이다. 다소 넓은 면적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수년에 걸친 자체 데이터 축적을 통해 시장을 정확히 간파하고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케이스이다. 실제로 넓은 플로어 플레이트는 대규모 기업의 효율적 동선과 건물 내 캠퍼스형 오피스를 원하는 아마존 재팬의 입주로 이어졌고, 그들의 전략이 정확했음을 증명한다.

아자부다이힐즈 JP타워 전망. 출처=모리빌딩

마지막으로, 초기부터 기획하고 정교한 데이터를 통해 수요를 파악해 타깃 기업을 유치한 후, 이들은 그 인재들이 이곳에 정착하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 ‘좋은 오피스’가 아니라 ‘좋은 삶(Hills Life)’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라이프 패키지를 정교하게 설계한다. 아자부다이힐즈는 시설 소개에서부터 “거주·근무·학습·휴식·교류·여가가 끊김 없이 연결되는 환경”을 표방한다. 이를 위해 주거, 호텔, 국제학교, 의료, 리테일, 문화시설을 한 덩어리로 설계했다.

아자부다이힐즈 Mixed-use 단면 배치. 출처=모리빌딩

글로벌 기업의 입지 결정은 임대료보다, 더 정확히는 임대료 ‘절감’보다 인재를 끌어오고 붙잡는 비용과 연결된다. 직원과 가족이 ‘여기서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면, 기업은 그 도시를 선택할 명분을 얻는다.

모리빌딩은 오피스를 넘어, 그 명분을 제공하는 ‘생활 인프라 패키지’를 만든다. 라이프 패키지를 통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인구 감소 시대에 글로벌 인재를 궁극적으로 도쿄라는 도시에 머물게 하는 것. 그것은 하나의 개발 사업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 플레이스메이킹 시리즈

세계 주요 도시의 화두가 된 플레이스메이킹
플레이스메이킹을 완성하는 요소 3가지
글로벌 디벨로퍼들이 말하는 플레이스메이킹의 효과
글로벌 디벨로퍼들이 플레이스메이킹을 찾은 이유 (1)
글로벌 디벨로퍼들이 플레이스메이킹을 찾은 이유 (2)
”일본의 월 스트리트” 마루노우치가 도쿄 최고의 업무 지구가 된 비결 (1)
”일본의 월 스트리트” 마루노우치가 도쿄 최고의 업무 지구가 된 비결 (2)
⑧ 롯폰기힐즈에서 아자부다이힐즈까지, 도쿄 한 구역을 40년간 책임진 모리빌딩 (1)
롯폰기힐즈에서 아자부다이힐즈까지, 도쿄 한 구역을 40년간 책임진 모리빌딩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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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금융투자상품 판매 및 투자 권유, 종목 추천을 위하여 제작된 것이 아닙니다.
본 콘텐츠는 2026년 1월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며 시장 환경 등에 따라 변경되었을 수 있습니다.

  1. 중세 유럽에서, 영지(領地)와 거기에 사는 사람들에게 영주권을 행사하던 사람. 농민과 수공업 장인들에게 부역과 공납을 과하고 재판권과 경찰권을 행사하며, 영지의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