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 최근 일본의 자동차 기업 도요타가 후지산 아래 축구장 100개 크기 부지에 건설 중인 미래 도시 ‘우븐 시티(Woven City)의 일부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 ‘직물처럼 촘촘하게 짠 도시’라는 뜻의 우븐 시티는 자율주행, 로봇, 사물인터넷(IoT),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 기술을 실험하는 미래 도시입니다.

  • 도시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부동산 자산운용과 도시 설계에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는 우븐시티를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올해 1월, 미국 라이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술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무대에 도요타 자동차의 아키오 회장이 등장했습니다. 무대 스크린에 비친 것은 상공에서 바라본 한 도시의 모습입니다. 아키오 회장이 천천히 힘주어 말했습니다.

“도요타 우븐시티 TOYOTA Woven City”.

이 도시는 로봇이 사람이 빨래한 옷을 개는 모습을 학습하고, 이를 따라 하도록 설계됩니다. 어둑한 저녁에 운동을 나가면 반려 드론이 하늘을 따라오며 자동으로 조명을 비춥니다. 또한, 태양광과 수소 같은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여 도시의 탄소 배출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까워집니다. 자율 주행 자동차가 전용 도로를 이용해 사람과 짐을 실어 나르죠.

이날 그는 “도시 건설의 1단계를 완료했다”며 “올가을 1차 입주자 100명을 받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도요타 회장이 미래 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2020년 이후 5년 만입니다.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로봇 기술이 총동원되는 미래 도시에 전 세계 언론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2025년 1월 CES에서 우븐시티의 1단계 준공을 알리는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회장 ⓒTOYOTA

새로운 종류의 도시를 짠다, ‘우븐 시티’

‘Living Laboratory(살아있는 실험실)’ – 도요타는 우븐 시티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도요타 회장은 2018년 CES에서 도요타를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모빌리티(이동수단) 회사로 변혁하겠다’고 선언하며, 그 일환으로 2020년 새로운 도시 착공에 들어간다고 발표했습니다. 시즈오카현 후지산 인근, 2020년 말 폐쇄 예정인 21만 평 히가시후지(東富士) 공장 부지에 미래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것이죠.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를 넘어 ‘커넥티드 시티(connected city)’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도요타의 의지가 엿보인 대목이었습니다.

도요타가 만드는 도시의 이름은 ‘우븐 시티’로, 이곳에서는 모든 사물과 서비스가 연결됩니다. 우븐 시티의 ‘우븐(woven)’은 직물을 짜는다는 의미로, 자동 방직기 제작소에서 시작한 도요타의 뿌리를 상징합니다.

“도요타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천을 짜는 것에서 시작했다. 이제는 새로운 종류의 도시를, 삶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짜려고 한다”
– 도요타 아키오 회장,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

자동차 제조사가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도시를 조성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입니다.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대표하는 기술인 커넥티드(Connected), 자율주행(Autonomous), 공유(Shared), 전동화(Electric) 등을 포함해 도요타가 주력하는 다양한 미래 기술을 한곳에 모아 실제 거주 환경에서 검증하겠다는 겁니다.

“후지산 기슭의 공장 부지에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을 시작했다. 자동 운전을 위한 시험장을 만드는 것도 검토했었다. 그때 ‘유레카 모먼트’가 떠올랐다. 모든 기술을 안전하게 실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도시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도요타 아키오 회장,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

후지산 아래 건설 중인 우븐 시티 실제 모습. ⓒTOYOTA

우븐시티의 특징

규모가 큰 프로젝트인 만큼 도요타는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우선 1단계 완공을 위해 덴마크의 스타 건축가 비야케 잉겔스가 도시의 전체 콘셉트 디자인을, 니켄 세케이가 그 디자인을 실현하는 과정을 맡았습니다. 또한 스미토모 미쓰이 건설이 화산암 발굴을 포함한 부지 개발을, 오바야시 건설이 42만 명의 인부들과 함께 공사를 담당했습니다.

도요타가 꿈꾸는 미래 도시의 구체적인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 스타트업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의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도쿄와 우븐 시티를 오가며 대중교통의 역할을 합니다. 자율주행 버스는 승객의 얼굴을 인식하고, 목적지를 설정한 후 자동으로 운행됩니다. 동시에 소형 전기차인 퍼스널 모빌리티가 도심을 자유롭게 이동합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교통수단이 하나의 통합된 플랫폼에서 연속적으로 제공되어, 주민들은 이동할 때 기다릴 필요도, 교통 체증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없습니다.

2021년 기공식을 가진 후, 2024년 10월 1단계 완공을 마친 프로젝트 건물들. ⓒTOYOTA

기존 도시와의 가장 큰 차별점은 총 세 가지 종류의 도로가 설계된다는 점입니다.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 전용 도로, 보행자와 퍼스널 모빌리티가 공존하는 도로, 그리고 보행자 전용 도로가 그것입니다. 자동 운전을 위해서 사람과 차량이 다른 길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처음부터 도로를 구분하여 건설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하에는 도요타가 만든 무인 자동차인 ‘이 팔레트(e-Palette)’ 전용 도로를 만들어 물품 운송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자율주행차 실험이 진행되고 있지만, 기존 도로 인프라에서 자율주행차만 운행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자율주행차가 제대로 달리려면 우븐 시티처럼 도시와 도로를 새롭게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이를 실현할 도시는 찾기 어렵습니다. 우븐 시티는 이러한 문제를 의식하고 처음부터 자율주행차를 위한 도로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빗물 여과 시스템을 포함한 도시 인프라는 모두 지하에 설치됩니다. 수소 연료 발전을 활용하고, 지붕에는 태양광 발전 패널을 설치하여 우븐 시티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는 모두 지속 가능한 형태로 공급됩니다.

ⓒTOYOTA

집 안에서는 음성으로 가전 제품을 제어하고, AI가 주민의 생활 패턴과 건강 상태를 학습해 최적의 주거 환경을 제공합니다. 배달과 청소 등 다양한 서비스는 로봇이 담당하며, 노인을 보살피는 반려 로봇도 활용됩니다.  AI와 센서를 활용해 주민의 건강 상태도 체크됩니다.

도요타의 무인 자동차 ‘이 팔레트’는 이동식 매장으로도 활용될 예정입니다. 즉, 현재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이동, 주거, 헬스케어 기술들이 모두 집약되어 실험되는 곳입니다.

2025년 가을, 360명이 입주… 성큼 다가온 미래

올가을 1단계 우븐시티에 입주가 시작됩니다. 도요타 직원과 가족, 퇴직자, 연구원, 협력 회사 직원 등 약 360명이 거주할 예정이며, 궁극적으로 2,000명이 우븐 시티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우븐 시티의 최종 완공 시기는 미정입니다.

1단계 완공된 도로 모습. 자율주행차 테스트가 이뤄진다. ⓒTOYOTA

“우븐 시티는 단순히 생활하고 일하고 노는 곳이 아니다. 사람들이 모든 종류의 신제품과
아이디어를 발명하고 개발할 수 있는 곳이다.”

– 도요타 아키오 회장,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

도요타는 우븐 시티 기반 구축을 위해 2020년에 일본의 통신 기업 NTT와 자본 및 업무 제휴를 맺었으며, AI와 통신 기반 구축을 공동 대응할 계획입니다. 교통 인프라와 협력하는 자율주행 기술도 함께 개발하고 있습니다. 다이킨공업과 닛신식품 등도 우븐 시티 실증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일본 기업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엔지니어들도 프로젝트 참여를 신청할 수 있는데요. 도요타는 이를 ‘곱셈에 의한 발명’이라고 칭합니다. 도요타의 강점과 다른 산업의 강점을 결합하여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븐 시티는 국경을 넘어 사람과 기업들이 모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해 보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1단계 완공을 마친 우븐시티의 ‘카케잔 인벤션 허브(Kakezan Invention Hub)’. 연구원들의 협업 장소이자 프로토타입 전시가 열린다. ⓒTOYOTA

자동차 회사가 미래 도시를 건설하는 이유

도요타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븐 시티는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 아님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투자, 지식과 기술 공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 위한 ‘장’을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자동차 산업이 아닌 다른 산업의 강점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와 제품,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도요타 아키오 회장,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

자동차 산업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도요타 회장은 CES에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수정 구슬이 있다면, 지금 그것을 가장 원하는 곳은 우리 자동차 산업일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고 절박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독일의 폭스바겐은 투자 부담을 이유로 독일 내 공장 폐쇄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혼다와 닛산은 경영 통합을 발표하더니 최근 다시 철회하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우왕좌왕하는 중 중국산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인 샤오미가 자사 최초의 EV를 출시하며 이종업계의 진입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세계 자동차 산업의 경쟁은 이제 하드웨어의 제조와 판매에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를 저비용으로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경쟁력으로 자동차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국면에 접어들었죠. 우븐 시티는 도요타가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갖춘 ‘모빌리티 회사’로 거듭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도요타가 엮는 미래 도시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실제 사람이 사는 이곳에서 건물, 자동차, 도로 등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도요타의 우븐 시티는 단순한 이동수단의 혁신을 넘어, 미래 건물, 로봇, 도시에 대한 거대한 실험실이자 살아있는 예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5년 360명 입주자를 맞이하기 전 1단계 완공을 마친 우븐시티 모습. ⓒTOYO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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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2025년 3월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며 시장 환경 등에 따라 변경되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