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 은퇴자주거단지는 중고령자들이 은퇴한 이후에 입주하는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을 뜻해요. 고령의 액티브 라이프를 목표로 하며, 건강할 때부터 생의 마지막까지 지낼 수 있는 것이 특징.

  • 이미 미국의 경우 은퇴자주거단지가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고, 국내서도 고급형 실버타운 수요가 높아지면서 은퇴자주거단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죠.

  • 은퇴자주거단지와 더불어 라이프사이언스 역시 헬스케어 리츠의 중요한 한 축이에요. 라이프사이언스의 태동부터 현재 마주한 펀더멘탈 이슈까지, 함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의 베이비부머 세대(1946~1964년생)는 미국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주류 세대예요. 2011년을 기점으로 65세 이상의 고령층으로 진입하면서 미국에서도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관심이 급성장했죠.

주요국 베이비부머 세대 현황

미국은 헬스케어 시장이 크고 노인 주거시설도 다양하게 구성돼 있어요. 시니어하우징과 전문간호시설을 중심으로 살펴봤던 지난 글에 이어, 이번엔 은퇴자주거단지(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를 중심으로 헬스케어 리츠를 이해해 보겠습니다. 더불어 최근 국내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라이프사이언스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볼게요.   

고령자의 활기찬 생활을 목표로

CCRC는 대부분 62세부터 입주하는 요양원과 달리, 중고령자가 은퇴한 이후(55세 이상)에 입주하는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입니다. 1960년대부터 기후조건이 좋은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을 중심으로 조성되기 시작했어요. 일반적으로 단지 또는 마을처럼 한 개 이상의 건물로 구성돼 있습니다.

사실 형태는 자유로운데 지역 조건에 따라 그 특징이 다르게 나타나는 편이에요. 일반적으로 도심에 위치할 경우 타워 또는 주상복합아파트 형태가 많고 교외에 위치할 경우엔 단지 내 건물이 분산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애틀에 위치한 도심형 CCRC
플로리다에 위치한 단지형 CCRC

CCRC는 기본적으로 고령자의 액티브 라이프를 기본 목표로 삼고 있어요. 건강할 때 입주해서 간병 및 장기요양이 필요할 때까지 거주하다가 건강이 악화되면 단지 내의 케어 병동(치매의 경우 메모리 병동)으로 이동해 생의 마지막까지 지낼 수 있도록 고안된 시설입니다. Continuing Care라는 명칭대로 계약기간은 1년 이상의 장기로 체결하게 되며(평균 계약기간 8-9년) 입주 당시 환불 불가능한 조건의 입주금을 지불하게 됩니다.

주거 시설에 대한 월 임대료와 함께 생활 및 건강케어, 레크레이션 등 서비스에 대한 계약을 별도 체결하는 구조예요. 정부 보조금에 의해 운영되다시피 하는 전문간호시설과 달리 CCRC는 계약 시 계약 조건에 따라 보장받는 서비스의 양과 질이 달라지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CCRC의 월임대료는 요양원보다 훨씬 높아요. CCRC 사업을 하고 있는 대표적 리츠인 헬스피크(PEAK)의 2023년 3분기 실적을 보면, CCRC의 월평균 점유 실당 평균수익(REVPOR)이 7,477달러로 나타납니다. 벤타스(VTR)가 운영하는 요양원 자산의 REVPOR가 4,706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에요.  

엔데믹으로 서서히 수요 회복

CCRC은 장기계약 및 환불 불가한 입주금 정책으로 인해서 입주민의 퇴실률이 낮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당시에는 노인주택 내 급격한 감염 확산으로 신규 개발 자산들에 대한 입주율이 매우 낮아지며 CCRC 포트폴리오 전체 임대율이 급격히 하락하기도 했어요. 최근엔 코로나19 완화 기조와 함께 서서히 임대율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로 헬스피크의 CCRC 평균 임대율은 2021년 대비 440bp 상승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총 38개 주에서 CCRC에 대한 규제법을 각기 마련해 두고 있으며 그 강도도 주에 따라 다릅니다. 노인이라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시설인 만큼 정부가 정하는 사항들에 따라 정부에 등록 및 보고하는 절차가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어 까다로운 사업모델로 꼽혀요.

한국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1955년~1974년생으로 이미 해당 세대가 65세 이상 노령인구로 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구통계로는 약 1700만명이 베이비부머에 속하기 때문에 실버산업은 필연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통계포털의 ‘2020년 주민등록 연앙(年央)인구’ 자료에 따르면, 개인 생활을 향유하기 위해 자녀와 따로 살겠다는 고령자가 2011년 39.2%에서 2020년 62%로 늘어났어요. 한국에서도 은퇴 이후의 안정되고 질 높은 삶을 누리기 위해 고급형 실버타운에 대한 수요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죠. 국내 리츠에도 은퇴자주거단지 사업을 영위하는 헬스케어 리츠가 생기길 기대해볼 수 있는 시점이 아닐까요?

코로나19로 성장한 라이프사이언스

미국의 몇몇 헬스케어 리츠 또는 오피스 리츠를 살펴보면, 포트폴리오에 라이프사이언스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라이프사이언스는 주로 바이오 클러스터 내에 위치한 연구소 및 오피스 단지인데요. 해당 자산의 주요 임차인은 의료기기 및 제약회사, 바이오테크 기업, 정부 연구기관, 대학 연구소 등입니다.

연구실 및 검사실, 의료용 특수 장비를 위한 배관과 전기, 기계, 시스템 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일반 오피스 대비 진입장벽이 높은 것이 특징이죠. 이러한 자산 특성상 헬스케어와 오피스 섹터에서 동시에 라이프사이언스를 담고 있는데, 헬스케어 섹터 내에서만 라이프사이언스가 약 11%(약 165억 달러 규모)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헬스케어 리츠의 자산별 배분> 출처: Green Street

대표적인 라이프사이언스 리츠로는 오피스 섹터의 알렉산드리아 리얼 에스테이트(ARE)와 헬스케어 섹터의 헬스피크(PEAK) 등이 꼽혀요. 이 외에 포트폴리오 내 적은 비중으로 라이프사이언스를 가져가고 있는 리츠는 헬스케어 섹터에 벤타스(VTR), 오피스 섹터에 보스턴 프로퍼티즈(BXP), 킬로이 리얼티(KRC) 등이 있습니다. 헬스피크의 경우 라이프사이언스 비중이 전체 임대순익의 5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2020년 대부분의 요양원 자산을 매각하고 라이프사이언스 자산의 매입 및 개발 등 자산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것에 기인합니다.

코로나19가 극심했던 2020년 들어 치료제·백신, 진단키트 등 다양한 바이오 및 헬스케어 산업이 급부상했고 2021년에는 많은 국가들이 경제 회복을 위해 스타트업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 정책을 내놓으면서 신생 제약 및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대거 생겨났어요.

<미국 3대 바이오 클러스터인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 샌디에고> 출처: MassBio

이들은 미국의 3대 바이오 클러스터라고 불리는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 샌디에고 등지에 몰리기 시작했고 이에 맞춰서 라이프 사이언스 자산에 대한 관심도 커졌습니다. 이 때를 기점으로 헬스피크는 자산 개편을 실시했고 알렉산드리아도 개발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SVB 파산이 불러온 나비효과

전방산업의 높아진 수요 덕에 라이프사이언스의 공급물량과 임대료 역시 크게 상승했습니다. 알렉산드리아의 경우2021~2022년의 임대 면적은 이전 4년 평균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알렉산드리아와 헬스피크, 벤타스, 보스턴 프로퍼티, 킬로이는 앞으로도 약 1,000만 평방 피트의 라이프 사이언스 개발을 계획하고 있어요.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샌디에고 등지의 벤처캐피탈 바이오 기업 수요를 겨낭한 것이죠.

다만 견고해 보였던 라이프사이언스의 펀더멘탈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초발생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때문인데요. 당시 SVB 파산은 금리 인상에 취약한 스타트업 중심 고객들이 예금을 대거 인출하면서 벌어졌었죠. 당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벤처 투자를 받고 있는 테크 및 헬스케어 회사의 44%가 SVB의 고객인 것으로 나타났어요. 결국 벤처캐피탈 자금 조달의 혼란으로 라이프사이언스 자산에 대한 수요 둔화가 우려됐습니다.

<알렉산드리아의 임대 면적 추이(좌)와 신규 및 갱신 임대료 상승률(우)> 출처: 알렉산드리아 리얼 에스테이트

사실 라이프사이언스는 SVB 이슈 이전부터 급격한 성장의 기저효과와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 감소 추세로 성장률 둔화가 예상되고 있었습니다. 이미 2022년 벤처캐피탈의 바이오테크 펀딩은 2021년 기록인 390억 달러에서 약 26% 감소했고, 바이오테크의 IPO 및 M&A 건은 2021년 각각 92건과 156건이었던 반면 2022년엔 각각 23건과 113건에 불과했습니다.

알렉산드리아는 2023년 동일 점포 순영업소득(NOI) 성장률 가이던스를 5%로 제시해 2022년 9.6% 대비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어요. 같은 기간 헬스피크 역시 지난해 5.1% 대비 둔화한 3.5%의 가이던스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임차인군인 벤처캐피탈 바이오 기업의 신용 위험이 부각되면서, 제시한 가이던스보다 더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벤처캐피탈의 바이오테크 펀딩 규모 변화> 출처: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라이프사이언스, 지역과 임차인을 살피자

모든 라이프사이언스 자산이 위험한 것은 아니며, 위치나 임차인에 따라 리스크를 판별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우선 자산의 위치를 봤을 때, 2022년 66%에 해당하는 라이프사이언스 벤처캐피탈 자금이 샌프란시스코(35%), 보스턴(24%), 샌디에이고(6%) 등 3개 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날 정도로 3대 바이오 클러스터 지역은 라이프 사이언스와 스타트업의 허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3개 지역에 자산군이 집중되어 있을수록 다른 시장보다 안정성이 좀 더 높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리츠 관점에서 헬스피크는 포트폴리오의 96%, 알렉산드리아는 66%를 3대 바이오 클러스터 지역에서 보유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양호해 보입니다.

<헬스피크(좌)와 알렉산드리아(우) 임차인 구성> 출처: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임차인 관점에서는 스타트업 보다는 대형 제약사 등 투자등급의 기업이나 공공기관, 대학 연구소 비중이 높을수록 리스크가 낮을 것으로 예상돼요. 알렉산드리아와 보스턴 프로퍼티즈는 대형 제약사와 투자등급 임차인 비중이 높은 리츠입니다. 특히 알렉산드리아의 투자등급 임차인 비중은 48%로, 비중 상위 20개 임차인 모두 투자등급입니다. 반면 헬스피크와 킬로이도 이들 비중이 어느 정도 있으나 수익 이전 임상 단계 기업이 눈에 띄게 많다는 점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어요.

헬스피크의 경우 중소형 바이오테크 기업이 38%로 대형 제약사 비중인 28% 보다 훨씬 높습니다. 한편, 벤타스는 공공기관 및 대학 연구소 비중이 가장 높아 타 리츠 대비 성장성은 낮지만 이번 이슈와 관련한 리스크는 가장 낮은 모습입니다.

기업과 산업, 매크로까지 살펴야 하는 이유

다만 NIH(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미국 국립 보건원)의 보조금 등 정책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은 눈 여겨봐야 할 지점이에요. 이는 벤처 캐피탈의 둔화를 상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거든요. 미국 정부는 2023년 NIH에 지난해 보다 6.5% 증가한 490억 달러의 자금 지원을 승인했습니다.

금리 상승기 대부분의 리츠 섹터에서 자산 가치 하락과 이자 비용 상승이 나타난 만큼 리츠 투자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도 있을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이슈와 같이 전방산업의 펀더멘탈 훼손에 따른 임차인 신용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섹터가 다수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견조한 임대 수요와 물가상승률 연동 임대 계약에 따른 순임대수익(NOI) 상승을 바탕으로 자산가치 하락을 방어하는 섹터도 상존하죠.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는 개별 기업의 펀더멘탈 뿐만 아니라 전방산업과 매크로 등에 대한 다층적인 분석을 통한 선별적인 시각이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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