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 감각적인 공간과 신기술로 무장한 상업용 부동산 건물이 있습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3세대 오피스를 정의하며 처음으로 선보인 ‘팩토리얼 성수’가 그 주인공이죠.

  • 팩토리얼의 핵심 키워드는 사용자 환경입니다. 유연한 임대차 계약 구조와 전용 라운지, 스마트회의실, 디지털 서비스 등 사용자 관점에서 공간을 채웠어요.

  • 팩토리얼 성수가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그 스토리를 들려드릴게요.


폐공장을 개조한 카페와 힙한 감각의 팝업스토어, 그리고 트렌디한 기업들의 사옥이 공존하는 서울 성수동. 여기에 조금 특별한 오피스가 들어섭니다. 로봇과 사물인터넷 등 혁신 기술을 담아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도록 기획된 업무 공간이죠. 재택근무와 유연한 일자리 모델이 보편화된 사회에서 오피스의 역할과 가치에 대해 고민한 결과물이기도 해요.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를 3세대 오피스로 정의하고 ‘팩토리얼’이라는 고유의 브랜드를 전개합니다.

팩토리얼 성수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삼성전자, 현대차 그룹과 처음 선보이는 ‘테크 레디 빌딩(Tech Ready Building)’이에요. 식음료 배달과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이 있고, 앱 하나로 쾌적한 오피스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곳.

이 공간을 채운 김현수 이지스자산운용 공간콘텐츠실장과 임영수 삼성전자 DSS선행영업그룹장, 최리군 현대차 그룹 로보틱스사업실장, 안진혁 핀포인트 주식회사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ㅡ안녕하세요, 모두 반갑습니다. 보통 오피스 개발하면 시행사나 자산운용사, 건설사 같은 것들을 떠올리잖아요. 하지만 이번 팩토리얼 성수에는 이례적이게도 혁신기업이 큰 비중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어떻게 이런 프로젝트가 출범할 수 있었나요?

김현수 이지스자산운용 공간콘텐츠실장: 팩토리얼 성수는 임차인들의 사용자 경험을 만족시키는 것을 가장 큰 가치로 설정하고 기존 자산과 차별점을 두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혁신적인 파트너가 필요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로봇과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기술, 그리고 프론트 서비스 구현이 가능한 핀포인트가 의기투합하면 기존과 다른 오피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러한 공감대가 실무단에서 먼저 이차ㅓ뤄졌었고 이후 양해각서 체결을 거쳐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임영수 삼성전자 DSS선행영업그룹장: 국내에서는 좋은 입지의 건물이 높게 평가받지만 해외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국내서도 입지와 규모가 아닌 방법으로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스마트홈, 스마트팩토리에 이어 오피스에 IoT를 적용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어서 협업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최리군 현대차 그룹 로보틱스사업실장: 자본시장에서 로봇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 로봇산업이 제대로 수익을 창출하거나 일반 대중에게 보급되진 않았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와 같이 로봇 시장을 열어갈 수 있는 파트너들을 모셔보자고 생각하게 되었죠.

ㅡ각자 속한 산업에 대한 고민과 위기의식에서 출발한 프로젝트군요. 성수와 팩토리얼의 어떤 특성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나요?

안진혁 핀포인트 주식회사 대표: 현재 성수는 팝업스토어가 활발하게 전개되는 독특한 리테일 성지이면서 오피스 구역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지역 특성상 대규모의 건물을 짓는 것은 한계가 있어서 개성 있는 오피스를 선보이자는 컨셉을 정하게 됐어요. 첨단 인테리어와 비싼 가구로 건물의 가치를 높일 수도 있지만, 저희는 스마트한 건물 관리를 통해 가치를 발전시키고자 했고요.

핀포인트는 팩토리얼 입주자들이 회의실 예약부터 배송 호출, 주차 등록, 방문객 등록∙출입, 오피스 공간 관리 등 모든 기능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앱을 개발했어요. 공간 이용자의 만족도가 올라가야만 건물의 자산 가치도 향상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셈이죠.

최리군: 저희는 어떤 로봇이 좋은 로봇인가, 혹은 지속가능한 로봇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는데 결국 답은 인간이거든요. 궁극적으로 인간을 위한 로봇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다치지 않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도구가 되어야 하죠. 팩토리얼의 경우 인간이 로봇을 편하게 쓸 수 있도록 구현되었어요.

로봇이 엘리베이터에 오르내리는데 문제는 없는지, 문턱은 어떻게 디자인해야 하는지, 로봇과 이용자와의 통신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등을 세심하게 고민했죠. 로봇이 효율적으로 운행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부분은 핀포인트에서 굉장히 고생을 많이 해 주셨어요.

현대차·기아가 선보인 배송 로봇 달이 딜리버리 ⓒ현대차·기아

ㅡ아직 로봇이 대중화되지 않은 시대에 로보틱스가 구현된 건물이라니 다소 생소하게 느껴져요.

최리군: 로봇은 대중에게 보급되기엔 아직 비싸요. 자동차는 한 번에 30만 대를 찍어내는 공장이 있지만 로봇은 한 번에 3천 대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로봇 산업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로봇의 비싼 가격을 기꺼이 수용해줄 수 있는 얼리어답터를 먼저 찾아야 해요. 그런 고객군이 어디에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팩토리얼 성수를 알게 됐습니다. 

팩토리얼 입주사는 직원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경험시켜주기 위해서 로봇에 대한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는 기업이에요. 오피스 주요 수요층으로 부상한 타미(TAMI) 기업 문화에 따라 오피스가 진화하고 있는 셈이죠. 그런 측면에서 이지스자산운용이 트렌드를 기민하게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ㅡ팩토리얼의 임차사 대부분이 타미(TAMI) 기업이라고 들었습니다.

김현수: 타미 기업의 경우 기계 설비가 아닌 인재가 중요한 산업이에요. 인재들을 끌어들이려면 일하는 공간에 대한 퀄리티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죠. 실제 콘텐츠 기업인 키다리스튜디오의 경우 성수의 건물을 통 임대하고 나서 채용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해요.

임영수: 외국계 기업의 경우 보안이나 공기질, IT 지원 등 임직원들을 위한 세세한 것까지 신경 쓰는 문화가 비교적 오래전부터 정착이 되었어요. 한국에서도 서서히 그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봅니다. 위치와 교통뿐 아니라 업무공간이 매력적이어야 회사에 나와서 일하는 동력이 생기거든요.

안진혁: 저는 팩토리얼 성수에 다양한 기업들이 입주한 것이 독특한 것 같아요. 보통 스마트 빌딩은 폐쇄적인 회사 사옥 형태가 많은데 팩토리얼 성수는 다양한 입주사들에게 개방되어 있잖아요. 임차인도 다르고 업종도 다른데, 공통의 공간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서로에게 자극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ㅡ특정 회사의 사옥이 아닌 여러 임차사들이 함께 쓰는 상업용 빌딩에 첨단 기술이 담긴 사례는 처음인 것 같아요.

김현수: 첨단 기술을 사옥에 입히는 것과 상업용 부동산에 입히는 것은 완전히 달라요. 네이버 1784엔 로봇 100여대가 움직이고 전용 엘리베이터도 있는데, 이는 건물의 효율과 수익을 생각한다면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죠. 확장성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사옥에 첨단기술이 탑재된다면 직원들의 만족도나 수요 조사를 통해 기술들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기도 편할 거고요.

하지만 저희는 상업용 부동산인 만큼 주주들이 바뀔 수도 있잖아요. 지금은 IT기업이 임차 중이지만 그 다음엔 패션 회사가 들어올 수도 있고요. 팩토리얼 성수는 상업용 부동산의 틀을 유지하면서 기술과 효율, 확장성 등을 고민한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ㅡ좀 더 기술적인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삼성전자가 팩토리얼 성수 IoT기술을 적용하였는데, 가정이나 공장에 IoT 기술을 적용하는 것과 차이점이 있나요?

임영수: 완전히 다르다고 보시면 돼요. 공장에 들어가는 IoT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품질입니다. 조금이라도 기술적 실수가 있으면 생산 하자가 생기니까 무척 정밀해야 하겠죠. 하지만 가정이나 오피스에 들어가는 IoT는 공장의 IoT에 적용하는 엄격한 기준과 다르게, 유연하고 빠른 대응 기준이 필요합니다. 오히려 정밀도를 양보하면서 가격을 낮추는 게 더 중요하죠.

가정과 오피스를 비교하자면 오피스에 IoT를 적용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말할 수 있어요. IoT구현을 위한 센서도 복잡해지고 이용자 수도 많아서 최적화면에서 까다롭죠. 지금까지 건물 관리자를 위한 편의 서비스들은 여럿 나왔어도 건물 사용자 경험을 높이는 서비스는 거의 없었다고 생각되는데요. 팩토리얼 성수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매우 재밌게 작업했습니다.

전기차 충전에 특화된 팩토리얼 성수 주차장.

ㅡ상업용 빌딩에 첨단기술을 입히는 첫 사례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팩토리얼에서는 식음료 배달, 전기차 중전 등 다양한 로봇 서비스들이 제공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규제나 장벽은 어땠나요?

김현수: 로봇을 적용하는 것이 많이 어려웠어요. 저희는 사람과 로봇이 함께 쓰는 엘리베이터를 운영하기 때문에 신경 쓸 게 많았는데요. 로봇이 부드럽게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도록 틈의 간격을 정하는 것부터, 트래픽이 많을 때 로봇의 커피 배달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지 등을 일일이 고민했죠.

로봇이 커피를 들고 가다가 쏟아서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문제도 생각해볼 수 있고요. 또 발레 주차 로봇과 인간의 충돌 사고 시 책임소재, 로봇의 출입문 드나듦 문제 등도 다 전례가 없는 것들이죠.

안진혁: 저희가 원래는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100% 갖추려고 했는데, 지금 법으로는 전기차 충전 구역에 일반 차가 들어가면 단속 대상이라고 하더라고요. 기술 의외의 정책적면에서도 워낙 사례가 없으니까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것이 과정이 됐던 것 같아요. 출입문을 여는 것도 사람의 지문이나 얼굴을 인식하는 것이 기준이었는데 저희가 로봇이 문을 열 수 있게 구현할 거라고 하니 다들 놀라셨죠.

최리군: 스피드 게이트나 엘리베이터를 로봇과 무선 연동하는 것도 다 처음해보는 일이었어요. 연관되어 있는 업체를 선별하고 규격을 정하고 인증을 받는 등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작업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죠. 건물 내 로봇이 다니는 길도 미학적으로 고려해서 디자인했고요.

이러한 로봇 서비스들은 핀포인트의 앱으로 구현되기 때문에 앱과 서비스를 연계하는 작업에도 공을 많이 들였어요. 앱 인터페이스가 어떻게 배치돼야 사용자가 가장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죠.

ㅡ팩토리얼 성수의 건물 관리 운영체계(OS)는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나요? 기술 확장성을 위해 공수를 많이 들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안진혁: 팩토리얼의 빌딩 운영체계(OS)를 설계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아키텍처 표준화와 네트워크의 연결성이에요. 추후 다른 기술을 붙일 때 파편화돼서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팩토리얼에 임차인들이 들어오면서 많은 데이터가 축적될 거잖아요. 이를 바탕으로 온도 조절, 출입시스템 등 최적화 IoT 작업을 할 예정인데 OS 표준화로 바로바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게 했어요.

팩토리얼 성수 입주사들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ㅡ이 모든 작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건물의 가치를 올리는 것이 되겠네요.

임영수: 여태까지는 건물의 관리비용을 줄이는 것이 높게 평가되었다면 이제는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것이 건물 가치 향상과 직결될 거예요. 국내에선 첫 사례이고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는 있지만 수가 매우 드물고요. 임대하면서 입주자들이 만족을 느끼게 되면 건물가치가 자연히 올라가고, 임대료에 대한 설득력도 부여될 거라고 봅니다. 홈 IoT를 한번 사용한 사람들은 라이프 스타일이 변해요.

예를 들어 집 근처에 가면 자동으로 불과 난방, TV가 켜지게 설정할 수 있는데, 한번 써보면 계속 쓸 수밖에 없어요. 이젠 오피스에도 이러한 사용자 경험이 입혀질 거예요. 팩토리얼을 시작으로 발전시켜 나가야겠죠.

김현수: 국내 오피스 시장은 개인 컴퓨터나 시스템 가구가 도입된 1세대를 지나 세련된 업무 공간과 어메니티 시설이 도입된 2세대로 발전했는데요. 팩토리얼은 디지털 기술과 다양한 콘텐츠로 사용자 경험을 확대하고, 그 경험이 창의력을 자극하는 3세대 오피스라고 말할 수 있어요. 오피스가 세대를 거듭하면서 사용자 환경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거예요.

지하철과 다소 떨어져 있고 언덕 너머에 위치한 센터필드가 CBD의 입지 좋은 건물 이상으로 임대료 경쟁력이 높습니다. 앞으로 오피스 시장은 입지 이외에도 사용자 입장에서 얼마나 가치를 제공하느냐가 점점 더 중요해지리라 생각합니다.   

▶ (영상) ‘팩토리얼 성수’는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 (영상) ‘팩토리얼 성수’ 서비스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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