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금호에 이은 상권 특집 3탄! 최근 SNS에 키워드가 급증하는 동네가 있습니다. 하지만 섣불리 다룰 순 없었습니다. 살인적인 경사로 악명 높은 이 동네를 이곳저곳 다닐 생각에 눈앞이 캄캄했거든요. 일부 경사는 70도에 달할 만큼 무시무시한 비탈길, 이를 보답이라도 하는 듯한 어마어마한 경관, 거기에 이국적인 리테일이 가세하며 화제를 모으는 이곳, 서울 종로구 창신동을 소개합니다.


연관 검색어로 알아보는 창신동 역사

지금이야 창신동이 서울 중앙에 있지만 조선시대엔 도성 밖 지역이었어요. 조선은 수도인 한성을 잘 관리하기 위해 행정구역을 5부 52방으로 나눴는데, 이때 성 밖 지역이었던 인창방과 숭신방이 지금의 창신동이죠. 창신동이라는 이름의 유례 역시 이후 행정구역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인창방의 창과 숭신방의 신을 한 글자씩 따와서 만들었다고 해요.

도성을 향하는 동쪽 문을 든든히 지켰던 창신동은 동네가 품은 역사가 긴 만큼 다양한 스토리가 흐르고 있는데요. 연관검색어로 이 동네에 얽혀 있는 이야기를 알아봅니다.

#성곽

도성의 동쪽 방어선이었던 창신동에는 아직도 그때의 성곽이 남아있어요. 특히 낙산을 따라 이어진 성곽길을 산책하며 내려다보는 풍경이 가히 절경이라 알아주는 데이트 명소로 손꼽히기도 하죠. 그런데, 옛날에도 그 아름다움에는 변함이 없었나 봐요. 조선시대엔 도성을 자주 출입하는 세력가와 사대부들이 이 경치에 반해 이곳에 정자와 가택을 세우고 활터 등을 만들며 이 일대에서 유유자적 했다는데요. 그 흔적들이 여전히 남아 창신동의 고즈넉함을 더하고 있어요.

#절벽

아름다웠던 유유자적의 동네, 창신동의 위상은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완전히 뒤바뀌었어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은 서울 도성 안에 수많은 석조 건축물을 지어 올렸는데 이를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양의 돌이 필요했거든요. 마침 낙산이 도성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고, 또 마침 낙산이 질 좋은 화강암으로 이뤄진 돌산이었던 탓에 일본은 이곳에 채석장을 만들고 창신동의 산들을 깎아냈는데요. 그 결과 창신동 이곳저곳에는 깎아지르는 듯한 절벽이 생겨났답니다.

#달동네

산업화와 함께 인구가 도시로 몰리자 서울에는 살고 싶은 사람보다 살 수 있는 집이 더 적어지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이때에도 경사가 가파르고 절벽이 험난한 창신동은 주거지로 선호도가 낮았죠. 이렇게 빈 땅에는 점차 중심에서 밀려난 도시 빈민과 노동자의 터전이 세워졌고, 이내 창신동 절벽 아래에는 빈민가가 빽빽하게 들어서며 달동네를 형성하게 됐어요.

#봉제공장

이랬던 창신동은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또 한 번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데요. 1961년 동대문 평화시장이 생기면서 동대문과 가까웠던 이곳에 동대문 의류산업의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됐거든요. 초반에는 창신동 일대에서 주거만 하던 의류 노동자들은 곧 이곳에 의류 공장까지 만들었고, 창신동에는 다양한 봉제공장이 세워지며 동대문 의류산업의 배후 생산기지가 됐죠.

#뉴타운

서울의 대표 빈민가로 인식되던 창신동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2007년이에요. 이때 창신동와 숭인동이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로 지정되며 개발을 향한 변화가 꿈틀거리기 시작했거든요. 이후 정권이 바뀐 2013년 창신동이 뉴타운에서 지정 해제된 후 이듬해 바로 1호 도시재생 사업 지역으로 지정되었고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창신동에는 수백억의 예산이 투입되며 골목길 벽화 그리기를 비롯해 전망대 설립, 간판 교체 등의 작업이 진행됐죠.

#이국적 리테일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어요. 제아무리 예산을 투입해도 창신동의 열약한 주거 환경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거죠. 창신동의 열악한 환경을 견디지 못한 사람들이 이곳을 한둘 떠나며 창신동 거주 인구는 2016년 2만 2,800여 명에서 올해 1월 1만 8,700여 명까지 감소하는 등 동네가 점점 텅 비었는데요. 이 자리를 중국·베트남·네팔 등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들이 채우기 시작하며 곳곳에서 외국어 간판을 단 식당과 마트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지금의 창신동 모습이 갖춰졌답니다.

절벽, 단점에서 강점으로! 마침내 터진 창신동의 인기

구불구불한 골목과 절벽을 따라 빼곡히 들어선 주택을 생각하고 #창신동을 검색한다면 강렬한 색과 아름다운 뷰가 가득 찬 결과에 깜짝 놀라실 수 있어요. 해시태그 수가 5만 건에 육박할 정도로 독특한 리테일이 잇따라 문을 열며 2030세대의 핫플로 자리매김하고 있거든요.

인터넷 검색량만 살펴봐도 최근 부쩍 높아진 창신동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어요. 작년 대비 올해 상반기 그 검색량이 1.3배가량 증가하며 서서히 높아지는 창신동에 관한 관심을 보여주는데요. 특히 가장 최근 데이터인 올해 8월과 9월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한 달 사이 검색량이 두 배 가량 훌쩍 뛰며 올라간 창신동의 위상을 보여주죠.

그렇다면 비어가던 동네 창신동이 부활할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놀랍게도 여기에는 창신동의 최대 단점으로 손꼽히던 높은 절벽의 공이 커요. 절벽 위에 자리한 덕에 창신동 리테일에서는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거든요. 창신동에 새롭게 문을 연 리테일이 SNS 등에서 뷰 맛집으로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이곳을 찾는 젊은 세대의 발걸음도 늘어나게 된 거죠.

단점으로만 여겨지던 절벽이 장점으로 바뀌자 그동안 절벽에 밀렸던 창신동의 또 다른 강점들도 함께 주목받기 시작했는데요,

👥 우리나라 대표 업무지구(CBD)인 광화문과 가까운 서울 중심지에 위치.
🚉 동대문역(1, 4호선), 동묘앞역(1, 6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2, 4, 5호선) 등 지하철이 교차하는 교통의 요충지.
🤝 무엇보다 다사다난한 세월을 인내한 동네로, 예스러우면서도 현대적이고 한국적이면서도 외국적인 리테일이 혼재해 색다른 분위기!

이러한 이점 덕분에 최근 창신동 일대가 재개발 사업지로 지정되면서 순풍이 불고 있어요. 또한 창신동의 장점을 알아본 발 빠른 브랜드들이 이색 F&B 공간을 오픈하면서 창신동만의 새로운 스토리를 써 내려가는 중이랍니다.

과거의 고즈넉함부터 도시 노동자들의 애환까지 다양한 모습이 한 컷으로 담기는 창신동! 보기만 해도 헛웃음부터 나오는 경사로에 ‘이 길이 정말 내가 가야 하는 길이 맞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도착해서 보이는 풍경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창신동의 리테일 모음과 팝콘이 선정한 BEST 6를 소개할게요.

창신동에서 유명한 리테일들

지하철 타고 가는 홍콩, <창창>

홍콩 밤거리 속 분위기와 홍콩 음식의 맛을 그대로 재현해 낸 창창! 외관만 보면 홍콩 그잡채. 홍콩 콘셉트에 100% 몰입한 창창은 주문과 서빙 방식 또한 남달랐는데요. 공중전화 부스에 들어가 직접 전화를 걸어 메뉴를 주문하면 철가방에 음식을 넣어 테이블로 서빙해 주시더라고요. 처음 경험해 보는 재미있는 이벤트라서 음식을 맛보기 전부터 기분이 좋았어요🤗

튀긴 닭 다리 살을 고추와 함께 화끈하게 볶은 라즈지와 도가니가 들어간 우육면을 주문했는데요. 고추가 잔뜩 올라간 라즈지의 비주얼에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먹다 보니 한국의 매운맛과는 다른 사천요리의 얼얼함에 점점 빠져들었어요. 느끼할 줄 알았던 우육면은 의외로 담백한 맛이었는데, 결 따라 부드럽게 갈라지는 고기와 쫀득한 도가니 덕분에 마치 보양식을 먹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서울 시티뷰 1열, <테르트르>

테르트르는 창신동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위치해 있어 서울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어요. 70도 경사의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계속해서 오르다 보면 나타난답니다 (종로 03번을 타면 정류소에서 도보 4분이에요). 붉은 벽돌의 건물을 통으로 사용해 1층부터 4층까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요. 1인 1음료 주문이 필수이며, 주문 후 입장이 가능해서 먼저 자리를 구경하거나 카페 분위기를 살필 수는 없어요.

탁 트인 통창 앞에 같은 높이의 테이블과 의자가 일렬로 배치되어 있는 이색적인 구조였는데요. 종로 주택부터 낙산공원의 산책로, 남산타워까지 파노라마 뷰로 쫙 펼쳐져 마치 그림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햇빛이 강한 낮보다는 해 질 녘 노을, 밤 야경으로 인기가 더 많다고 해요. 현재 루프탑이 공사 중이라 입장이 어려워 아쉬웠습니다.

테르트르에서는 커피 말고도 글라스 와인, 위스키 등 주류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거예요. 쫀득 달콤한 브라우니와 석류, 파인애플의 상큼함이 담긴 하이볼의 조화가 아주 좋았답니다. 눈앞에 펼쳐진 멋진 풍경 덕분에 맛이 더 좋았을지도요?

가을의 정취를 담다, <단풍도넛 창신>

언뜻 봐서는 사람이 다니는 길로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 눈에 띄지 않는 작은 곳으로 들어가면 무채색의 골목 속 유일하게 붉은빛을 내고 있는 도넛 카페, 단풍도넛 창신이 보여요. 사실 단풍도넛하면 철원의 오픈런 필수 카페가 생각나는 분들이 더 많으실 텐데요. 단풍도넛 창신은 철원의 핫플 단풍도넛이 12월 26일까지만 운영하는 팝업 카페예요.

단풍도넛은 2층 가정집을 카페로 개조한 공간처럼 보였어요. 현관을 통해 들어가면 녹음이 우거진 작은 정원이 있는데 노란 전등이 주렁주렁 달린 모습에서 일본 느낌을 주는 곳이기도 했죠. 카페 내부 역시 전체적으로 나무를 활용한 인테리어에 곳곳에 놓인 단풍 포인트가 돋보였는데, 나무 살이 덧대진 창살에서도 묘하게 일본 느낌이 나 이국적인 공간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답니다.

1층에서 주문하고 매장 밖으로 나간 후 건물 왼쪽으로 돌아야만 2층으로 올라갈 수 있어요. 계단이 좁고 높아 음식을 들고 올라가기가 영 쉽지 않았는데요. 막상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여긴 꼭 왔어야만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온 세상이 발 아래 펼쳐진 듯한 풍경이 눈을 뗄 수 없는 장관을 만들었거든요. 단풍크림라떼단풍크림도넛을 주문했는데, 두 메뉴 다 크림이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해서 무기력한 오후를 깨우기 딱인 맛이었어요.

도심 속 불빛을 그대로 옮겨 담은, <카페 낙타>

창신동 제일 꼭대기에 위치해 있는 카페 낙타는 속칭 서울의 루프탑으로도 불릴 만큼 야경 맛집으로 이미 소문이 자자한데요. 그 소문만큼 올라가는 길은 꽤나 험난했습니다. 가파른 골목길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반복하다 보면 특이한 건물이 눈에 들어올 텐데요. 바로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카페 낙타입니다. 원래 채석장 전망대로 이용했던 건물인데 사람들의 방문이 늘어나 이곳에 카페도 함께 들어서게 되었다고 해요.

청귤 에이드를 주문했는데, 지역 주민들이 만든 도시재생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카페라 그런지 가격도 꽤나 합리적이었어요. 주문 후 카페 내부를 살펴보니 긴 복도식 구조에 투명한 의자와 테이블이 창가 쪽에 배치되어 있어 어딜 봐도 뷰 맛집이겠더라구요. 또 벽면 한쪽은 작품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어 작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음료를 들고 3층 계단을 통해 올라가면 야외 전망대가 나오는데요. 눈에 걸리는 것 하나 없이 탁 트인 시야에 서울을 내려다볼 수 있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저녁에는 채석장이 잘 보이지 않지만 낮은 낮대로, 밤은 밤대로 아름다운 곳이기 때문에 언제든 방문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냥집사의 고양이 덕질 공간, <책읽는고양이>

여기를 봐도 야옹😸 저기를 봐도 야옹😼 책읽는고양이는 각종 고양이 관련 상품이 전시되어 있는 카페에요. 대표님이 늘 입구에 고양이 사료를 놓아두어 창신동과 이화동 인근 길냥이들이 가끔 와서 밥을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내부에는 고양이 조각품부터 고양이 가방, 고양이 그림, 고양이 컵, 고양이 시계까지, 매장 전체가 고양이로 가득 차 있어요. 각양각색의 모양과 색으로 표현된 고양이 상품들은 종류가 아주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이 흔치 않은 소장품을 보러 중국, 프랑스 등 외국에서 찾아온 손님이 있을 정도로 가치 있는 상품도 있다고 해요.

책읽는고양이의 매력은 고양이뿐만이 아니에요. 탁 트인 뷰를 병풍 삼아 조용히 책을 읽기 좋은 공간으로도 유명한 곳이거든요. 크로플오드아이 맥주를 시켰는데요. 이 오드아이 맥주가 맥주 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순하면서도 향긋해 이곳의 시원한 풍경과 잘 어울리는 맛이었어요.

크록스를 먹는 수상한 카페? <HAUKE>

개발이 많이 진행되지 않은 덕에 창신동은 옛 건물과 주택을 개조한 리테일이 많이 보이는데요. HAUKE 역시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 중역들이 거주하기 위해 지어진 적산가옥을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한 카페예요. 낙산공원의 성곽길을 따라 정상을 향해 올라온 곳에서도 계단을 지나 돌아들어 가야 할 만큼 꼭꼭 숨겨져 있으니 지도를 확인하며 가시길 추천해요.

일제강점기 시절 지어진 건물이라고 하길래 세월의 풍파를 맞은 공간을 상상했지만, 생각보다 깔끔하고 모던한 첫인상에 깜짝 놀랐어요. 과거를 간신히 엿볼 수 있는 바닥을 제외하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다른 감성 카페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거든요. 2층으로 올라가면 창신동 뷰를 볼 수 있는데요. 많은 창신동 카페가 서울 뷰를 보여주는 것과 다르게 이곳에서는 낙산공원 성곽 뷰를 볼 수 있어 색달라요.

HAUKE의 매력이라고 하면 먹기 아까울 만큼 예쁜 디저트라 할 수 있죠. 크록스 케이크는 이곳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답니다. 빵과 크림이 아주 촉촉하고 무엇보다 예뻐서 먹는 내내 눈이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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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기 내용은 2023년 10월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며 시장 환경 등에 따라 변경되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