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동산 업계는 죽다 살아난 ‘이 상권’에 주목하고 있어요. 거리가 텅 비었고 한 집 걸러 한 집이 문을 닫고 있던 걸 저도 분명히 봤거든요? 그런데 얼마 전 다시 찾았더니 불과 1년 사이에 완.전.히 다른 곳이 되어 거리마다 활기가 돌고 있지 뭐예요! 좀비처럼 부활하며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이곳의 정체, 다들 눈치채셨나요?

쇼핑과 K-뷰티의 메카, 명동이랍니다.

코로나19로 폭삭 주저앉았던 명동이 눈부시게 부활했어요. 심지어 오히려 전보다 상황이 더 나아졌다고 할 수 있는데요. 과거에는 외국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이름나며 젊은 한국인들은 방문을 꺼렸다면, 최근 명동에서 일어난 획기적인 변화는 외국인 뿐 아니라 한국인까지 불러들이고 있거든요. 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명동의 화려한 쇼-타임을 소개합니다.


조선시대에는 조용한 거주 지역

조선시대 한성부 5부 49방 중 남부의 명례방(明禮坊)에 속하여 명동(明洞)이 된 이곳은 조선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주택지가 밀집해 조용한 거주 단지였어요.

명동의 개발은 일제강점기 시절 시작됐는데요. 일본이 충무로 일대를 상업지구로 개발하겠다고 결정하며 명동 인근에 다양한 리테일을 들여놓았고, 점차 쇼핑 거리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죠. 마침내 1923년부터 명동은 명실상부한 서울의 대표 번화가가 되었답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명동이 서울의 중심가로 자리매김하자 전국에서 몰려온 멋쟁이들로 붐비기 시작했어요. 이들을 타깃한 여러 다방과 술집이 속속 문을 열며 명동은 곧 전국의 정치, 문화, 에술인이 담소를 나누는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성장하기 시작했죠.

6.25 전쟁 이후 국토가 폐허가 되자 정부는 명동을 먼저 복구하겠단 결정을 내려요. 정부는 이곳에 고층 빌딩을 비롯한 고급양장점, 양화점, 귀금속, 대형 백화점, 금융기관 본사, 쇼핑센터 및 극장 등을 세우며 명동을 소비문화의 중심지로 뒤바꿨답니다.

코로나 당시 공실률 50%, 하지만 전화위복이 되다

영원히 꺼지지 않을 것만 같던 명동의 밤, 그러나 전례 없던 바이러스 사태는 명동의 불을 꺼뜨렸죠. 유독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던 인기 관광지였던 만큼 하늘길이 끊긴 여파는 재앙에 가까웠어요. 명동은 코로나 사태 전부터도 높은 임대료로 이슈가 되곤 했는데, 하루아침에 손님들 발걸음까지 똑 끊겨버리자 이를 더는 감당할 수 없던 리테일들이 하나둘 명동을 떠났고 한때는 공실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거리가 텅 비어버렸어요.

하지만 상황은 불과 1년 사이에 확 바뀌었어요. 한 집 걸러 한 집이 비었던 명동은 올해 공실률을 15% 정도까지 회복했고요. 2021년 12월만 해도 61만 명 수준이던 명동역 주변 유동 인구수는 2022년 12월에 83만 명까지 35%나 증가했거든요. 명동이 다시 살아난 데에는 엔데믹 후 재개된 외국인의 한국 여행, 그 중에서도 중국인들의 한국 입국이 자유로워진 영향이 가장 커요. 하지만 명동이 부활할 수 있던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랍니다.

지금 명동을 나가 관광객을 살펴보면, 외국인 못지않게 젊은 한국인도 많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렇다면 MZ 세대가 명동으로 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얼마 전 명동을 다녀온 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겠어요.

명동 거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로드샵 위주의 야트막한 건물이 많던 공간들이 수직으로 높아진 점잉에요. 국내 소비자에게 이름을 알리고 더 나아가 해외 진출까지 꿈꾸는 브랜드들이 각종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고 있거든요. 나만의 나이키를 커스텀 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나이키 매장, 마치 상하이의 M&M 월드를 보는 것처럼 꾸며진 바프 스토어, 분홍분홍한 호텔 콘셉트로 꾸며져 여성분들 사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일난다 핑크호텔까지, 종류과 콘셉트가 다양한 플래그십 스토어가 오픈하며 명동의 재미를 더하고 있어요.

명동을 떠난 리테일들이 돌아오며 압도적 규모나 색다른 콘셉트의 공간을 만들고 있어요.

CJ 올리브영은 외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350평에 달하는 매장 ‘올리브영 명동 타운’을 오픈했어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3개 국어 서비스에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품을 전면에 배치하며 벌써 하루 평균 약 3,000명이 찾고 있다고 해요.

2024년 3월 재오픈한 다이소 명동역점은 기존 5층 규모에서 12층으로 규모를 대폭 확장했어요. 커피 원두를 맷돌로 갈아주는 카페, 혜민서를 개조한 한약방 콘셉트의 카페 등 색다른 카페도 사람들로 붐비고 있죠.

전문가는 명동의 화려한 부활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리테일 프롭테크 기업 스위트스팟에서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 팀을 리딩하고 있는 김신동 이사(Prio)에게 물었습니다. 🎤

Q

요즘 명동이 되살아났다는 말이 많은데요, Prio님이 보시기에는 어떠신가요?

A

직접 가보면 체감할 수 있어요. 유동객이 많고, 새로 연 매장들도 눈에 띄게 늘었어요.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한 데이터만를 보면, 명동의 공실률이 전년 대비 부쩍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죠.

최근 주요 리테일 브랜드에서도 명동 사이트 문의가 부쩍 늘고 있어 저 역시 기대하며 지켜보고 있는 상권입니다.

Q

Prio님께서는 명동이 다시 살아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

엔데믹 이후 관광객이 증가한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요즘 명동을 찾는 관광객 비중을 보면 한국 문화 콘텐츠에 익숙한 일본인 비중이 굉장히 높고, 중국인들 비중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데요. 한국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에 망설임이 없는 이들이 명동에 많이 유입되며 상권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애플스토어, 룰루레몬, 리모와 등 대형 브랜드의 플래그쉽 매장과 올리브영 등 뷰티 매장도 다시금 명동 출점을 결정하고 있어 이곳을 찾는 방문객의 관심거리가 커진 것도 주된 이유가 될 수 있고요.

Q

그렇다면, 실제 부동산 업계에서는 명동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A

명동은 이미 지니고 있는 가치도 훌륭하지만, 잠재적으로 지니게 될 가치 또한 훌륭한 곳이에요. 일단 현재 국내외 관광객이 몰리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이곳을 관광특구로써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정책 지원을 펼칠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죠.

또한 최근 오피스 개발 및 오피스 공실률 추세 또한 주목할 만해요. 얼마 전부터 명동 일대 오피스 개발이 잇따라 이뤄지고 있고, 오피스의 공실률도 낮아지고 있거든요.

이런 트렌드를 볼 때 종로와 인접한 명동까지 CBD 권역이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하는 시각들도 있어 업계 내에서도 주의 깊게 동향을 살피고 있습니다.

온 동네가 핫플인 놀이 천국 명동

심장을 때리는 K-POP 음악, 화려한 간판, 오가는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까지, 굉장히 현대적인가 싶다가도 어쩔 수 없이 세월이 묻어나는 건물들로 정겨운 분위기를 풍기는 희한한 동네, 명동! 온 동네가 핫플인 이곳에서 어딜 가야 잘 다녀왔다 소문이 날까요?

허준의 혜민서를 개조한, 커피한약방

커피한약방은 허준의 혜민서 터에 만든 카페입니다. 고풍스러운 샹들리에, 낡고 오래된 자개장, 약재를 담던 수납장 등으로 꾸며져 있어 1930년대에 시간이 멈춰 있는 듯한 느낌이에요. 음료는 커피한약방에서, 디저트는 같은 골목 맞은편에 위치한 혜민당에서 주문하면 돼요. 한약을 떠올리게 하는 필터 커피, 온몸을 사르르 녹게 만드는 따듯한 뱅쇼, 달달한 무화과 타르트를 추천해요.

12층 규모의, 다이소 명동역점

최근 다이소에 고퀄 가성비 제품이 등장하며 다이소는 외국인들에게도 꼭 찾아야 하는 단골 쇼핑센터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올해 초 다이소 명동역점이 으리으리하게 돌아왔어요! 입구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만 봐도 범상치 않아보이는 이곳은 무려 12층의 압도적 규모를 자랑하는데, 그간의 판매 데이터를 종합해 2층에는 뷰티 전용샵을, 5층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김’ 전용 매대를 설치하는 등 기존 다이소와는 다른 MD 구성을 선보이며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는 핫플이 되었답니다.

오징어 튀김맛 아몬드? 바프 스토어

명동 초입, 눈에 잘 띄는 자리에 거대하게 자리 잡은 매장이 바로 바프 스토어예요. 바프 제품과 캐릭터 들로만 가득 채워진 이곳에는, 짬뽕맛 오징어튀김, 알래스카 피쉬스낵 딥치즈, 민트초코, 체리쥬빌레 등 두 눈을 의심하게 되는 독특한 아몬드가 가득해요.

하늘에 열린 프레첼! 명동 사랑방

주렁주렁, 하늘에 매달린 프레첼? ENA 방송국과 어반플랜트가 함께 만든 명동 사랑방은 식물원 같은 푸릇푸릇함이 특징인 카페에요. 천장에 달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이 카페의 시그니처는 각양각색의 토핑을 더한 프레첼이죠. 한쪽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ENA 프로그램을 전시한 공간이 있고 안쪽으로 들어오면 새하얀 백사장, 꽃이 가득한 방, 하늘에 체스 말이 달린 체스판 등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요.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올리브영 명동타운점

K-BEAUTY를 이끄는 드럭스토어 올리브영이 외국인 관광 재개에 맞춰 대규모 매장을 열었어요. 총 2층, 총 350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 올리브명 명동타운점은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 등을 함께 사용하며 외국인 관광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요. 매장 한편에는 마스크 팩과 같이 외국에서 인기 있는 제품들을 따로 모아서 팔고, Tax-Free 계산대를 별도로 운영하하죠. 하루 평균 약 3,000명이 찾고 있으며 이 중 90%가 외국인일 정도로 핫하다고 하네요!

70대 건물의 세련된 변화, 더 스팟 패뷸러스

베스트셀러 작가 조승연님이 유튜브에서 소개한 역사적인 건물에 오픈한 카페 더 스팟 패뷸러스는 나무 천장과 좁고 가파른 계단, 높은 층고 등 옛 건축 특성이 그대로 남아 앤틱한 분위기를 풍겨요. 천장과 창문이 높고, 한쪽 벽이 거울로 되어 있어 개방감이 들어요. 특히 2층 공간이 매력적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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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 내용은 2023년 12월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며 시장 환경 등에 따라 변경되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