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 서울시의 서남권 대개조와 GTX-B 개발의 동시 수혜지인 신도림이 차세대 업무지구로 도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이같은 신도림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한 이지스자산운용은 신도림 디큐브시티를 그라운드 스크래퍼 건물로 탈바꿈하고, 혁신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구상 중이에요. 지하에는 스타필드 빌리지를 조성하여 문화와 상업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 한 지역이 업무지구로 성장하면 유수 기업과 인재들이 몰려와 지역 경쟁력이 강화되며, 이는 상권 활성화와 부동산 수요 증가로 이어집니다. 성수를 재현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도림의 가치와 가능성을 전망해보았습니다.


서울의 대표 업무지구는 각각 고유한 특색을 지니며 다양한 산업의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가령 강남권역(GBD)은 IT 기업과 스타트업,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밀집해 있어 첨단 기술과 창의성이 융합되는 공간으로 자리잡았죠. 편리한 교통과 주거 환경이 강점으로, 젊은 인재들에게 매력적인 업무지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광화문권역(CBD)은 한국의 전통적 비즈니스 중심지로 정부기관과 대기업 본사, 외국 대사관 등이 밀집해 있습니다. 정치와 행정, 문화의 중심지로서 오랜 역사와 현대적인 비즈니스가 공존하는 독특한 지역이에요. 더불어 한강과 인접한 여의도권역(YBD)은 금융의 심장부로 자리잡고 있으며, 국내 주요 금융기관과 증권거래소가 위치해 금융산업의 중심 역할을 수행합니다.

지역이 업무지구로 성장하면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요? 유수 기업과 인재들이 몰려들어 지역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이는 곧 상권 활성화와 부동산 수요 증가로 이어집니다. 강남과 광화문, 여의도처럼 업무지구로 성장한 지역은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되고 지역 주민들에게 강력한 경제적 혜택을 안겨줍니다.

하지만 모든 지역이 성공적인 업무지구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히 건물만 들어선다고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천혜의 조건들이 맞아 떨어져야만 가능하기 때문이에요. 이러한 조건을 전부 충족하며 새로운 업무지구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곳이 바로 ‘신도림’입니다.

탁월한 연결성, 풍부한 개발 잠재력까지  

업무지구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먼저 입지를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접근성이 뛰어난 핵심 지역에 위치하면서 충분한 배후 주거시설, 생활 인프라를 갖춰야 기업들을 불러들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은 아무리 뛰어난 건물이 들어선다 해도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정착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서울과 인천, 경기도를 잇는 신도림의 탁월한 입지는 더욱 부각됩니다. 서울 서남권의 관문에 위치한 데다 서울 지하철 1호선과 2호선, GTX-B의 교차점인 만큼 비즈니스 허브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또한 서울역 및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개발에 따라, 서울역 ~ 용산 ~ 여의도 ~ 신도림까지 연결되는 업무지구 벨트가 형성되는 것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2030년 GTX-B 노선이 개통되면 송도국제도시에서 신도림까지 약 15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되는데요. 이를 계기로 신도림이 송도에 위치한 라이프사이언스와 테크, 첨단기술 기업들의 임차 수요를 흡수할 전망입니다.

출처: 이지스자산운용

더불어 서울시가 준공업지역 제도 혁신을 골자로 한 서남권 대개조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과거 제조업의 중심지였던 서남권은 산업구조가 바뀌었음에도 산업과 주거시설을 분리해서 짓게 하는 준공업지역 규제로 인해 발전의 기회가 제한되어 왔어요. 서남권 준공업지역 면적은 서울 전체 준공업지역의 82%를 차지해 그 잠재력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번 규제 완화로 서울시는 서남권 준공업지역에 주거, 문화, 상업 등이 복합된 시설을 건설할 수 있도록 하고, 용적률을 최대 400%까지 허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노후화된 공장터나 철공소 자리에 40층 높이의 고층 건물이 들어설 수 있게 돼요. 준공업지역 공장 부지는 필지가 널찍한 만큼, 규제완화로 인한 수혜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시는 영국 런던의 콜 드롭스 야드 사례를 모델로 삼아 서남권 개발을 추진한다는 구상입니다. 콜 드롭스 야드는 과거 석탄 창고로 사용되던 곳을 세계적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이 첨단 복합쇼핑몰로 리모델링하며, 구글 등 혁신기업을 유치해 성공적인 도시 재개발 사례로 자리잡았죠.

<석탄 창고에서 복합 쇼핑단지로 재탄생한 콜 드롭스 야드> 출처: King’s Cross

서남권이 맞이한 이 기회는 같은 준공업지역인 성수동의 변화를 떠올리게 합니다. 성수동은 한때 노후한 건축물과 버려진 공장으로 슬럼화된 지역이었지만 2010년부터 폐공장을 개조한 카페와 팝업스토어, 브랜드 쇼룸이 들어서고 최근에는 주요 기업들의 사옥이 개발되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성수동은 서울에서 가장 주목받는 업무지구가 되었어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성수동의 오피스 공실률은 0%로, 서울 3대 업무지구인 광화문(4.4%)과 강남(3.7%), 여의도(2.9%)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서남권 중에서도 특히 뛰어난 입지를 자랑하는 신도림은 서울시의 정책적인 지원에 힘입어, 성수동의 성공적인 변화를 재현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복합개발 뉴트렌드 ‘그라운드 스크래퍼’  

이지스자산운용은 현대백화점 철수로 공실이 발생하는 디큐브시티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여, 신도림의 미래 가치를 선도하는 업무 및 리테일 복합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입니다. 디큐브시티 지상 2층부터 6층까지는 ‘그라운드 스크래퍼(Ground Scraper)’ 형식의 최첨단 업무시설을, 지하 2층부터 지상 1층에 신세계그룹의 도심형 쇼핑몰 브랜드 ‘스타필드 빌리지’를 통해 도시형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에요.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신세계프라퍼티와 10년에 걸친 장기 운영 협약을 논의 중입니다. 이는 지역에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양사의 굳건한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디큐브시티 리모델링 예상도> 출처: 이지스자산운용

그라운드 스크래퍼는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WLP(Work-Life-Play) 복합개발 콘셉트로, 수평으로 넓게 펼쳐진 공간이 특징입니다. 높은 건물에 층마다 사람들이 분리돼 들어가는 ‘스카이 스크래퍼(Sky-scraper)’와 대조적으로 넓은 면적을 활용하여 업무 효율과 협업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실제 구글과 애플,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혁신기업들은 그라운드 스크래퍼 건축물을 사옥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구글의 신사옥 ‘베이뷰(Bay view)’의 경우 약 10만2,190㎡(약 3만 912평) 부지 위에 2층 규모의 저층형 건축물로 설계되었는데요. 이러한 설계는 넓은 개방감을 제공하면서도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창의적이고 협력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구글 베이뷰의 업무공간> 출처: google

“팀이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면서도 더 큰 업무 커뮤니티와의 유기적인 연결을 유지합니다. 덕분에 이 건물에서는 2,000명 규모의 대규모 조직부터 50명 단위의 팀, 그리고 10명 내외의 소규모 그룹과도 긴밀한 연결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ㅡDavid Radcliffe Google Vice President, Real Estate & Workplace Services
<애플파크의 업무공간> 출처: Foster + Partners

애플의 본사인 애플파크도 이와 유사한 접근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애플파크는 약 26만㎡(약 7만 8,600평) 면적의 원형 건물로 설계돼 1만 2,000명 이상의 직원을 수용할 수 있어요. 내부에는 전통적인 칸막이로 구분된 사무실 대신 개방형 공간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디큐브시티의 오피스 1개층 전용면적은 최대 약 7,300㎡(약 2,200평)으로 그라운드 스크래퍼 건축에 적합한 물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리모델링이 완료되면 층당 500명 이상이 일할 수 있는 글로벌 수준의 오피스 공간이 마련될 예정입니다.

해당 프로젝트의 설계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겐슬러가 낙점됐는데요. 겐슬러는 미국에 기반을 둔 세계 최대 건축설계회사로 북미 지역의 리테일 시설을 오피스로 재탄생시켜 지역 가치를 상승시킨 경험이 풍부합니다.

<원웨스트사이드> 출처: Gensler

실적 악화로 폐점한 미국 LA 백화점 2개를 업무시설로 용도변경해 UCLA 대학의 연구·업무시설로 만든 ‘원웨스트사이드’, 미국 미네소타의 1900년대 백화점을 현대식 업무시설로 탈바꿈한 ‘데이턴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인 사례예요.

디큐브시티 리모델링이 완료되면 약 4천명 이상의 근로인구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그라운드 스크래퍼 건축물의 특성상 다양한 분야의 협업과 창의적인 업무 환경이 조성되면서 신도림 일대는 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디큐브시티 리모델링 내부 예상도> 출처: 이지스자산운용

더불어 새롭게 입점하는 리테일 브랜드들은 지역 소비 트렌드를 선도하고, 주민들에게 다채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며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신도림이 단순한 거주 지역을 넘어 일과 삶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업무 지구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죠.

최신 트렌드의 오피스와 현대적인 리테일 공간이 결합될 신도림의 새로운 공간. 이번 프로젝트가 국내 복합개발 사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의 좋은 선례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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