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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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R부터 블랙스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칼라일 그룹 등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자산담보금융, 특히 자산담보대출 사업의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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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운용사들이 끼어들 틈이 생긴 건 구조적 변화 덕분입니다. 기존에 공급 역할을 하던 은행들이 보수적으로 돌아서면서 새로운 기회가 창출된 거죠. 특히 중소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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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담보대출에 대한 수요가 굳건하고 운용사에게 자산담보금융 포트폴리오는 매력적인 자산군인 만큼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성장은 언제나 직선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기업도 어느 순간 성장세가 둔화되거나 방향을 전환해야 할 때를 맞이하죠. 글로벌 자본시장을 이끌어온 사모펀드 운용사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과거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대규모 투자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최근 환경은 훨씬 더 복잡하고 경쟁은 치열해졌습니다.
이제 이들은 새로운 성장 축을 찾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자산담보대출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도 기존 투자 경험과 연계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에요. 이같은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전략 변화는 단순한 보완책이 아니라 시장의 현실에 맞춘 새로운 선택지로 읽힙니다.
KKR이 구상하는 신사업은?
“자산담보대출은 말 그대로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이를 근거로 자금을 차입하는 방식입니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역시 그 한 유형이죠. 담보의 범위는 주택 같은 부동산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매출채권, 재고자산, 유·무형자산, 금융자산 등 다양한 자산이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는 정부 지원 상품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이나 시중은행이 주된 공급자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은행권을 넘어 비은행 금융기관, 특히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 흐름의 선두에 서 있는 곳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입니다. 지난 7월 말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KKR은 자산담보대출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롭 르윈 KKR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산 기반 금융은 사모펀드 업계에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시장이며, 우리는 이미 이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KKR이 주목하는 영역은 개인 대상 자산담보대출입니다. 얼핏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모펀드 운용사가 직접 개인에게 대출을 내줄 수 있을까? 실제로는 불가능합니다. 소비자금융 사업에는 별도의 라이선스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대신 KKR은 개인이 받은 소비자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한 포트폴리오를 인수·운용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크레이그 라슨 투자자 관계 총괄은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계된 다중 전략 펀드를 주로 자산 기반 금융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개인 투자자에게 맞춤화된 전용 자산담보대출 상품에 대한 실질적 수요가 존재한다”고 덧붙였죠.
이에 KKR은 지난 7월 두 번째 자산담보대출 펀드를 65억 달러 규모로 마감하고, 할리데이비슨으로부터 소비자 대출 포트폴리오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KKR에 따르면 이 사모펀드 운용사는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기준 총 6860억 달러의 운용 자산 가운데 750억 달러를 자산담보금융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간 이유
KKR이 겨냥한 분야는 소비자금융이지만, 큰 틀에서 보면 자산담보대출(ABL) 사업 전체로 확장됩니다. 최근 사모펀드 업계의 현황과 시장 변화, 그리고 새롭게 열리는 기회를 감안하면, KKR을 비롯한 글로벌 운용사들이 이 영역을 탐내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선 배경을 살펴보면, 사모펀드 업계는 현재 침체 국면에 놓여 있습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존재하긴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고, 무역 갈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인수합병(M&A) 거래가 위축되었고, 사모펀드 운용사들 역시 안정적인 수익 파이프라인을 새롭게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마침 자산담보대출 시장에서는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은행들이 과거 위기와 강화된 규제로 인해 이 사업에서 한층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새로운 플레이어가 진입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 것입니다. KKR에 따르면 자산담보금융 시장 규모는 이미 약 6조 달러에 달하며, 향후 4년 안에 9조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결코 놓칠 수 없는 기회인 셈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확산되는 ‘자산 경량화’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핵심 역량에 집중하고, 자본 집약적 모델에서 벗어나 재무적 유연성을 강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산담보대출은 중요한 해법이 될 수 있으며, 사모펀드 운용사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파트너 역할을 맡게 되죠.

게다가 자산담보대출 자체만 놓고 봐도 사모펀드 운용사로서는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기존의 다른 자산군과의 상관관계가 낮기 때문이죠. 또 담보가 뒷받침되어 하방 보호 효과도 있고요. 여러 요소가 딱 맞아떨어지죠?
사모펀드 업계를 휩쓰는 ‘유행’
실제 KKR만이 아니라 여러 사모펀드 운용사가 이 영역에 발을 들이고 있습니다. 자산담보대출 사업 진출은 사모대출 시장의 중요한 ‘유행’으로 자리 잡았을 정도예요.
일례로 블랙스톤은 자산담보대출, 나아가 자산담보금융을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점 찍고,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사업부 재편까지 단행했죠. 2023년 9월 기존에 분리되어 있던 기업신용, 자산담보금융, 보험 그룹을 하나로 묶어 Blackstone Credit & Insurance (BXCI) 사업부를 만든겁니다. 블랙스톤은 해당 사업부를 부동산, 사모펀드, 헤지펀드 솔루션과 함께 4대 핵심 부문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블랙스톤은 이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지난해 산탄데르로부터 1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대출 포트폴리오를 인수했고, 바클레이스에서 10억 달러에 달하는 신용카드 채권 포트폴리오를 매수했습니다. 이 덕분에 자산담보금융 사업이 중심이 되어 이 새로운 사업부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블랙스톤은 Blackstone Credit & Insurance (BXCI) 부문이 향후 10년 이내에 1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이 사모펀드 운용사는 광범위한 자산담보금융(ABF) 사업을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고, 특히 자산담보대출을 중요 분야로 두고 있습니다. 기업을 대상으로는 재고자산, 유형자산 등을 담보로 삼아 대출을 내주고요.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는 이를 기반으로 2023년 9월 아폴로 자산담보 신용 회사(ABC)를 설립했습니다. 이 회사는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전문적인 자산담보금융 전략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수단이에요. 개인 투자자들이 이 회사에 투자해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광범위한 자산담보금융 포트폴리오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거죠. 즉, 회사의 형태를 띤 반유동성 투자 상품인 셈입니다.
칼라일 그룹도 새로운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특히 은행들이 물러서면서 공백이 생긴 중견 기업 대출 시장을 파고들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칼라일은 유동성을 유지하면서 더 큰 규모의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는 하이브리드 구조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구조란 자산담보대출과 사모대출을 결합해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대출을 실행할 때 두 가지를 혼합함으로써 자금 조달의 안정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죠. 실제로 글로벌 투자 운용사 화이트 오크는 한 유아용품 제조사가 총 9,950만 달러의 자금을 필요로 했을 때, 자산담보대출과 사모대출을 함께 제공하는 형태로 거래를 성사시킨 바 있습니다.
시작은 미국, 다음은 유럽
자산담보대출, 나아가 자산담보금융 사업에 뛰어든 흐름은 미국의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맥파레인즈에 따르면, 북미에서는 30개 가운데 23개 운용사가 자산담보금융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중 16개 기업은 자산담보대출 사업에 집중하면서 차별화된 전략을 활용하고 있고요. 또 지난해에만 5개 펀드를 내놨습니다. 반면, 유럽에서는 30개 가운데 19개 기업만 자산담보금융 사업을 하고 자산담보대출 상품을 제공하는 건 6개 운용사에 불과합니다.

즉, 미국은 특화되고 차별화된 자산담보대출 전략을 활용하는 반면 유럽은 여전히 광범위한 접근법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이런 차이는 은행의 역할로 인해 나타납니다. 미국에서는 지역은행이 위기를 겪으며 보수적으로 물러섰지만, 유럽에서는 은행이 여전히 주요 대출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유럽에서는 대출의 약 70%를 은행이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20% 남짓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크죠.
그러나 유럽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출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거절 건수도 늘어나고 있는 겁니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기준 중소기업 대출 거절 건수가 16% 순증했습니다. 또 소비자 신용 부문에서도 8% 순증했고요. 이러한 현상은 이 분기에만 일어난 게 아니라 추세적으로 드러났다고 합니다.
ECB는 “(유럽에서) 전통적 은행 대출이 감소하고 반대로 대체 금융 솔루션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중소기업과 소비자 신용 분야에서 자금 조달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미국을 넘어 유럽에서도 자산담보금융 시장에서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영역도 넓히고, 규모도 키우고
기존의 영역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건 모든 기업의 숙명입니다. 사모펀드 운용사도 다르지 않죠. 게다가 이러한 영역 확대는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것이므로 필연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즉, 미국에서 시작된 추세가 전 세계적으로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죠.

업계에서도 사모신용(Private Credit)이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메가 트렌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는데요. 웰링턴 매니지먼트는 지난해 말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사모신용 시장이 확대되면서 단기적 추세는 물론 구조적 변화에 기반한 새로운 성장 영역이 나타나고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또 빅토리 파크 캐피털은 올해 초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자산담보대출 사업은 자산군으로서 일관된 수요를 기반으로 확장성이 높으며 점진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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