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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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일, 도쿄 시바우라에 들어선 초대형 복합 개발 ‘블루 프론트 시바우라’의 첫 시설 타워 S가 문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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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조 원 규모로 추진된 이 프로젝트는 노무라 부동산이 직접 주도한 첫 대규모 도시 재개발로, 수변 공간과 보행자 전용로,‘블루 페리’ 등 새로운 도시 인프라를 갖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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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는 도쿄 재개발 구도의 변화를 보여주는 시험대이자, 노무라 부동산의 미래 전략을 가늠할 중요한 사례입니다.
도쿄도는 2014년, 도쿄 남부 시나가와 지역을 ‘일본의 성장을 견인할 국제 교류 거점’으로 만든다는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시나가와 지역은 신칸센이 정차하는 주요 터미널로 교통이 상당히 발달한 곳이죠. 10년이 흐른 2025년, 시나가와 일대에서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을 통해 조성된 시설들이 차례대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언폴드에서는 지난 5월, 시나가와 재개발을 대표하는 프로젝트인 다카나와 게이트웨이 시티 개장 소식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시나가와 재개발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거대 프로젝트인 블루 프론트 시바우라(BLUE FRONT SHIBAURA)를 살펴봅니다.
민관협력 프로젝트 ‘블루 프론트 시바우라’
JR 하마마쓰초역에서 내리면 ‘시바우라’라고 불리는 동네를 만나게 됩니다. 시나가와는 탁월한 입지 조건으로 유명합니다. 하네다 공항과 도쿄 도심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차세대 고속철도인 니리어 중앙신칸센(도쿄, 나고야, 오사카를 연결하기 위해 건설 중인 자기부상열차 노선)의 시발역입니다. 또한 도쿄만과 접해 있어 바다 전망을 즐길 수 있는 건물과 공원이 많고, 유람선 선착장도 있습니다. 일본 국내외를 잇는 교통·생활 거점으로서 높은 잠재력을 지닌 것이죠.
이곳에서 철도회사인 JR 동일본과 부동산 개발 회사 노무라부동산이 힘을 합쳐 민관 협력 프로젝트 ‘블루 프론트 시바우라’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총 사업비 약 4,000억 엔(약 4조 원), 연면적 55만㎡ 규모로, 일본의 또다른 종합 부동산 개발회사 미쓰비시지쇼가 일본 최고층 빌딩으로 건설 중인 ‘토치 타워’와 나란히 언급될 만큼 주목 받는 초대형 프로젝트입니다.

노무라 부동산의 사운을 건 대규모 재개발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노무라 부동산이 사업을 주도한다는 점입니다. 노무라 부동산은 그동안 거주용 맨션과 중규모 오피스 개발에 주력해 온 기업으로, 대규모 도시 개발을 직접 이끄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1957년 노무라증권의 자산관리 회사로 출발한 노무라 부동산은 주거용 맨션 브랜드 ‘프라우드(PROUD)’와 중규모 오피스 빌딩 브랜드인 ‘PMO’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미쓰비시지쇼, 미쓰이부동산과 같이 안정적인 자본력을 기반으로 ‘마을 만들기(도시 개발)’에 집중해 온 대형 재벌계 디벨로퍼와는 차별화된 전략을 펼쳐 온 것입니다.
이렇게 차별화된 전략으로 성장해온 노무라 부동산이 왜 대규모 재개발에 뛰어든 것일까요?
최근 일본의 맨션 시장은 호황을 맞이하며, 노무라 부동산 또한 2024년 3월 사상 최고 이익을 갱신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주거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기는 어렵습니다. 도심 내 우수 입지를 갖춘 토지는 점차 고갈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약 4조 원 규모의 거대 자금을 투입해 도전하는 블루 프론트 시바우라 프로젝트는 단순한 개발을 넘어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승부수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계속된 공사 지연… 22년 걸린 초장기 프로젝트
블루 프론트 시바우라의 시작은 2008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노무라 부동산은 당시 일본의 전기·전자 기업 도시바의 자회사였던 도시바 부동산을 800억 엔에 인수하면서 하마마쓰초·시바우라 일대를 개발할 권리를 확보했습니다. 본래 계획은 착공부터 준공까지 약 10년에 걸친 프로젝트였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 잇따른 악재로 공사가 지연되었습니다. 그 결과, 사업 구상에서 완공까지 무려 22년이 소요되는 초장기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현재 개발 부지는 하마마쓰초 역 인근, 과거 도시바 본사가 자리했던 하마마쓰초 빌딩 부지와 JR 동일본 소유지를 통합한 곳입니다. 이곳에는 업무 시설, 호텔, 상업 시설, 주거 기능을 갖춘 약 230m 높이의 복합 빌딩 2동이 건설됩니다. 지상 43층의 타워 S는 2025년 9월 1일 개장했으며, 타워 N은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설계는 세계적인 건축가 고(故) 마키 후미히코가 맡았습니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그는 뉴욕 세계무역센터 부지에 지어진 4 월드 트레이드 센터(4 World Trade Center)와 도쿄의 다이칸야마 힐사이드 테라스 등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블루 프론트 시바우라는 그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완공된 타워 S는 직육면체를 겹쳐 놓은 듯한 유리 외관이 특징인데요, 도쿄만의 풍경을 반사하며, 보는 각도에 따라 서로 다른 인상을 주는 독특한 건축미를 자랑합니다.

바다와 맞닿은 입지를 살린 새로운 이동 방식
‘블루 프론트’라는 이름처럼,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수변 공간을 활용하는 데 있습니다. 노무라 부동산 대표는 기자 간담회에서 “도쿄에서 다양한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도쿄만과 도심을 직접 연결하는 곳은 블루 프론트 시바우라가 유일하다”며 “바다와 맞닿은 입지를 살려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완공된 타워 S 내 오피스와 레스토랑은 수변 공간의 입지를 살려, 탁 트인 바다 전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 많습니다. 단지 멋진 뷰를 제공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노무라 부동산은 2024년 도쿄만 크루즈사와 협력해 ‘블루 페리(BLUE FERRY)’를 개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하루미 신도시와 시바우라·히노데를 잇는 뱃길 교통이 열려, 약 5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변 공간만 정비하는 것도 아닙니다. 재개발과 함께 빌딩 주변과 역 주변의 정비도 이루어졌습니다. 대표적으로 하마마쓰초역에서 시바우라 지역으로 이어지는 보행자 전용 도로인 ’그린 워크(GREEN WALK)’에는 약 200그루의 식재를 심고, 벤치와 테이블, 콘센트 등의 전원 설비를 완비해 휴식 공간이자 오피스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마을의 커뮤니티 허브’를 지향하다
최근 도쿄의 재개발 빌딩들은 먹고, 일하고, 즐기고, 모임을 갖는 공간을 한데 모은 복합 빌딩이라는 점에서 공통적 특징을 갖습니다. 블루 프론트 시바우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타워 S는 총 43층으로 저층부에는 상업 시설, 중층부는 오피스, 그리고 35~42층에는 럭셔리 호텔 브랜드 ‘페어몬트(Fairmont)’가 들어섰습니다.


7층부터 33층까지 사용되는 오피스에는 주 기업 직원을 위한 피트니스 센터와 사우나 시설까지 마련되어 근무 환경의 질을 높입니다. 특히 28층에 위치한 공용 공간 ‘스카이 라운지’가 인상적인데요, 약 1,500평 규모 전체 층을 활용한 이 공간은 바다 전망이 시원하게 펼쳐지며, 회의실과 코워킹 스페이스 같은 업무 시설부터 야외 테라스까지 갖춘 휴식 및 업무 공간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저층부 상업시설은 ‘마을의 커뮤니티 허브’라는 콘셉트 아래 오피스 직원 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이나 방문객도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1~2층에는 27개의 레스토랑이 입점했고, 약 1,000석 규모의 좌석을 갖추고 있습니다. 상당수가 운하를 마주한 테라스석이며, 오전 7시(주말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누구나 음료와 음식을 외부에서 가져와 공부와 독서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공 라운지로 운영됩니다. 이후에는 식사 손님을 위한 푸드홀로 전환되지만, 식사를 하지 않는 이용자에게도 푸드홀을 개방하는 것은 일본 오피스 빌딩과 상업 시설에서는 드문 시도입니다.
노무라 부동산 관계자는 “타워 S에 입점한 음식점에서 식사해도 되고, 외부에서 음식을 가져오셔도 됩니다. 공부나 독서도 가능하며, 오피스 직원과 지역 주민이 어울려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운영을 이어갈 계획입니다”라고 설명합니다.

인근 개발과의 연계로 투자 리스크 완화
지금 시바우라는 도쿄 도심에서도 가장 극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블루 프론트 시바우라뿐 아니라 여러 사업자가 주도하는 다양한 프로젝트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습니다. 다카나와 게이트웨이 시티, 도쿄 포트시티 다케시바는 이미 개장을 완료했으며, 세계 무역 센터 빌딩도 2027년 개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물론 그만큼 투자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시바우라 인근의 시오도메 지역은 1990년대 중반부터 오피스 개발이 활발했으나, 대기업 본사가 타 지역으로 이전하며 공실률이 높아지고 유동 인구가 감소하고, 상업 시설의 철수가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지역의 매력이 저하되는 악순환을 겪은 바 있습니다.
노무라 부동산은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인근 개발과의 연계를 강조합니다. 다카나와 게이트웨이 시티 뿐만 아니라 하마마쓰초역 주변의 세계 무역 센터 빌딩 재건축, 다케시바 재개발 등이 동시에 진행 중인 만큼, 블루 프론트 시바우라는 시바우라를 고립된 공간이 아닌 인접 재개발 지구와 연결해, 시바우라를 개방형 거점으로 만드는 전략입니다. 노무라는 이를 통해 외부 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프로젝트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노무라 부동산 그룹 본사를 신주쿠에서 이곳으로 이전하기로 한 것도 그 의지의 상징입니다.
부동산 서비스 기업 JLL은 “시바우라 오피스는 주변 개발과의 연계가 강화되면 집적 효과가 클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실제로 타워 S 오피스는 이미 임차율 70%를 기록하며, 외국계 기업을 비롯한 기업들의 임차 문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쓰비시지쇼가 개발하는 도쿄역 인근 오오테마치, 마루노우치, 유라쿠초(大丸有) 지구, 미쓰이부동산이 이끄는 니혼바시 지역처럼, 시바우라 역시 많은 기업과 사람을 불러 모으며 도쿄의 대표적인 재개발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2030년, 시바우라가 보여줄 새로운 도시의 풍경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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