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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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의 확산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심이 기존의 사용자 수 기반 과금(SaaS)에서, AI가 실제로 수행한 업무량과 성과에 따라 비용을 받는 구조로 바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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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팔란티어, 구글 같은 기업들은 데이터·플랫폼·성과 측정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시장도 단순한 AI 도입보다 실제 투자수익률(ROI)을 더 중요하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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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자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기업은 AI를 통해 외부에서는 성과를 수익으로 연결하고, 내부에서는 인력과 비용 구조를 더 높은 생산성으로 바꿔 이를 숫자로 증명하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
19세기 초 영국 산업혁명기,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했던 러다이트 운동은 단순한 반발이 아니었습니다. 숙련 노동이 창출하던 가치가 기계로 이전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경제적 충격이었고, 노동의 단위가 ‘사람’에서 ‘기계의 가동률’로 이동하면서 생산의 기준과 가치 평가 방식 자체가 재편된 첫 번째 대규모 전환이었습니다.
200년이 지난 지금, 자본시장은 두 번째 거대한 전이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지난 20년이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옮기며 효율을 극대화하던 도구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그 데이터를 스스로 가공하고 판단해 업무를 완결짓는 AI 에이전트의 시대가 도래했죠.

이 변화가 무서운 이유는 단순히 일자리를 위협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지난 수십 년간 소프트웨어 산업을 지탱해 온 사용자 수 기반 과금(Seat-based pricing)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기계가 육체노동을 표준화했듯, 이제 AI 에이전트가 인지노동을 표준화하면서 소프트웨어의 가치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쓰는가에서 AI가 어떤 성과를 냈는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AI 에이전트의 등장과 소프트웨어 수익 구조의 전환
과거의 소프트웨어는 말 그대로 ‘도구’였습니다. 엑셀에 숫자를 넣고, 포토샵으로 선을 긋는 건 인간의 몫이었죠.소프트웨어는 그저 인간의 명령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에이전틱 AI(Agentic AI)’가 등장했습니다. “다음 분기 매출 보고서를 쓰고, 부진한 사업부의 개선안을 메일로 보내줘”라고 하면 소프트웨어가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합니다.

이 변화는 소프트웨어 기업의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습니다. 과거의 소프트웨어 회사는 ‘공간’을 빌려주는 집주인과 같았습니다. 사무실에 책상이 몇 개인지, 즉 직원이 몇 명인지를 세어서 월세를 받았죠. 이게 바로 기존 SaaS인 우리가 익히 아는 ‘사용자 수 기반 과금(Seat-based)’ 방식입니다.
하지만 AI가 등장하면서 기묘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인공지능이 너무 일을 잘한 나머지, 10명이 매달려 일주일 내내 하던 일을 이제 직원 1명이 AI와 함께 단 한 시간 만에 끝내버리게 된 거죠. 고객사 입장에서는 축제지만, 소프트웨어 회사 입장에서는 비상입니다. 고객에게 엄청난 가치를 제공하면서도, 정작 돈은 직원 1명 몫 밖에 못 받게 생겼으니까요.
그래서 이제 기업들은 과금의 기준을 ‘사람’이 아닌 ‘AI가 해낸 일의 양’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우리가 도입한 AI 에이전트 덕분에 직원 10명이 처리할 일을 혼자서 끝냈으니 그에 상응하는 가치만큼 돈을 내세요”라고 요구하는 거죠. 이것이 바로 ‘성과 기반 과금(Outcome-based pricing)’ 방식입니다.

‘직원 수’가 아닌 ‘업무량’으로 가치를 매기다
가장 먼저 변화의 물꼬를 튼 것은 마이크로소프트(MS)입니다. MS는 자사의 클라우드 Azure 위에 대규모 AI 에이전트가 구동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단순히 워드나 엑셀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단계를 넘어, 기업이 AI를 ‘하나의 직원’처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들의 파트너인 서비스나우(ServiceNow)는 해당 환경에서 IT 지원 및 HR 업무를 AI가 직접 수행·완결하는 ‘에이전틱 워크플로우’를 구현했습니다. 이처럼 AI가 단순 보조 도구를 넘어 실제 업무를 끝까지 수행하는 주체로 자리 잡으면서, 소프트웨어의 과금 기준 또한 사용자 수가 아닌 ‘처리된 업무량’이나 ‘성과’ 기반으로 전환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모건스탠리는 이제 기업을 평가할 때 단순히 ‘AI도입을 내세우는지’보다는, ROI, 즉 AI가 실제로 돈을 벌어주거나 비용을 줄여주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 누가 진짜 ‘AI 현금’을 만지고 있을까?
세일즈포스는 2024년 공개한 ‘에이전트포스(Agentforce)’를 통해 소프트웨어 과금 패러다임의 전환을 정면으로 선언했습니다. 마크 베니오프 CEO는 이를 “코파일럿을 넘어, 지능형 에이전트가 고객 성과를 직접 주도하는 AI의 세 번째 물결”이라 규정했습니다.

실제 과금 방식 역시 이러한 변화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출시 초기에는 대화당 약 2달러 수준의 과금 구조로 시작했지만, 이후 2025년에는 업무(Action) 단위로 비용을 부과하는 Flex Credits 체계까지 도입되며 건당 약 0.10달러 수준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이는 소프트웨어 사용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AI 에이전트가 실제로 수행한 작업량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로의 변화입니다.

세일즈포스의 행보는 제이피모건(J.P. Morgan)의 ‘Software Shock: AI’s Broken Logic’ 시나리오를 정면 돌파하는 과감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받습니다. 안정적인 기존 매출 구조가 깎일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AI 시대의 새로운 수익 표준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과 기반 과금을 가능하게 만드는 엔진: 데이터와 플랫폼
이처럼 ‘성과’에 가격을 매기는 혁신이 가능하려면, 결국 AI 에이전트가 내놓는 결과값이 얼마나 정확하고 실행 가능한지가 관건입니다. 즉, ‘데이터’의 질이 성과 기반 과금의 성패를 결정하는 엔진이 되는 셈입니다. 팔란티어는 이 지점에서 대표적인 AI 전환 기업으로 꼽힙니다.
팔란티어의 AIP(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는 기업 내부에 흩어진 수많은 데이터를 단순히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AI가 즉각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디지털 지도(Ontology)’로 재구성합니다.

덕분에 팔란티어의 AI는 질문에 답만 하는 챗봇 수준을 넘어, “재고가 부족하니 자동으로 부품을 주문해”와 같이 실제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내리고 행동까지 완결 짓습니다. 특히, “누가 어떤 데이터까지 볼 수 있는지”를 철저히 통제하는 강력한 보안 기능을 갖췄습니다. 덕분에 보안에 민감한 정부 기관이나 보수적인 대기업들이 안심하고 AI를 실전에 배치할 수 있게 됐고, 이것이 바로 팔란티어만이 가진 강력한 수익 창출 비결입니다.
알파벳(Google)은 AI가 정보를 독점해 광고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제미나이(Gemini)를 통해 정면으로 돌파했습니다. 제미나이 기반의 ‘AI Overview’는 사용자의 복잡한 질문을 고차원적으로 추론하여 요약해 주는 동시에, 그 맥락에 가장 부합하는 광고를 유기적으로 배치합니다.

제이피모건(J.P. Morgan)의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의 AI 전환은 단순 정보 검색자의 이탈보다 구매 의사가 확실한 사용자의 정교한 클릭을 유도하며 광고 클릭률(CTR)을 오히려 개선시켰습니다. 검색 엔진이 단순히 링크를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구매 결정을 돕는 ‘지능형 비서’로 진화하며 검색 광고의 단위당 수익성을 높이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AI-First를 위한 인력 구조조정의 파고
이처럼 소프트웨어가 ‘성과’를 직접 책임지고 돈을 받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기업 내부의 인력 구조 역시 피할 수 없는 지각 변동을 맞이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AI 에이전트가 10명의 일을 대신하고 ‘성과’를 입증하기 시작한 2026년 현재, 실리콘밸리는 ‘효율성’이라는 이름 아래 거대한 인력 재편의 파고를 넘고 있습니다.
실시간 해고 추적 사이트인 Layoffs.fyi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약 12만4천명의 테크 인력이 해고되었으며, 올 1분기에도 그 추세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현상을 단순한 경기 침체로 단정짓기는 보다는 ‘AI 중심의 조직 재편’으로 봐야 합니다.

인텔은 2024년 말부터 시작된 전체 인력의 15% 이상(약 1만5천 명) 감축을 2026년 현재까지 이어오며, 체질 개선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해고가 아닌, 전통적인 CPU 설계 인력을 줄이고 ‘AI 칩’과 ‘파운드리(위탁생산)’라는 두 개의 핵심 축으로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인텔은 이를 통해 연간 100억 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이를 AI 인프라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 과정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2026년 3월 현재, 인텔의 이러한 구조조정은 파운드리 사업부의 독립적인 현금 흐름 창출 능력을 높이며 주가 하향세를 멈추는 지지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력 재편은 더욱 상징적입니다. 이들은 최근 Azure 클라우드와 기존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수천 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동시에, 역대 최대 규모의 AI 엔지니어링 인력 확충에 나서고 있습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이미 2024년 말 실적 발표를 통해 “MS 내부 코드의 30% 이상이 AI 지원을 통해 작성되고 있다”고 밝히며,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핵심 개발 인력의 역할을 분담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는 대규모 개발팀이 필요했던 과거와 달리, 소수의 ‘지능형 아키텍트’와 AI가 협업하는 구조로 변화했음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이를 통해 절감된 운영 효율을 연간 약 800억 달러(FY26 전망치 포함) 규모의 AI 인프라 자본 지출(Capex)로 재투자하며, 소프트웨어 기업을 넘어 글로벌 ‘AI 서비스 인프라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금융권의 시각도 이러한 변화를 강력하게 뒷받침합니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고용 전망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이 AI를 활용해 루틴한 업무를 자동화하고 인력 성장을 의도적으로 억제하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모건스탠리가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AI를 적극 도입한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인력 규모를 4%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성은 오히려 11.5% 높이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러한 지표는 자본시장이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제 투자자들은 단순한 인원 감축 그 자체보다, “줄어든 인력을 AI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대체해 ‘1인당 매출액’을 끌어올렸는가”를 집요하게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고도화된 AI 인재를 확보하고, 조직 전체의 ‘생산성 밀도’를 숫자로 증명해내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밖으로는 AI가 창출한 성과만큼 수익을 거두고, 안으로는 AI의 지능을 통해 비용 구조를 혁신하는 기업. 이것이 바로 2026년 자본시장이 열광하는 ‘AI 완성형 모델’의 실체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인가?
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에 걸친 AI 전환은 이제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 재편’을 의미합니다. 기존의 SaaS 모델에 안주하기보다 ‘AI 에이전트’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제적으로 받아들이는 기업들이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향후 시장의 주도권을 결정지을 핵심 동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기업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지능형 운영체제(OS)’로의 진화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팔란티어의 사례처럼, 개별 기능을 제공하는 단발성 앱을 넘어 기업의 방대한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합니다. 데이터를 장악하고 비즈니스 의사결정의 ‘뇌’ 역할을 수행하는 기업만이 대체 불가능한 지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성과 기반 과금’ 체계를 통한 수익 구조의 혁신입니다. 세일즈포스나 서비스나우가 보여주듯, 이제는 단순히 사용자 수에 비례해 수익을 거두는 모델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AI가 고객의 생산성을 얼마나 향상시켰는지, 실제 현금 흐름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를 정교하게 측정하고 이를 수익과 연결하는 모델이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엔진이 될 것입니다.

셋째, 내부적인 ‘생산성 밀도’의 가시화입니다. AI를 활용해 인력 구조를 최적화하면서도 1인당 매출액을 극대화하는 ‘근육질 체질’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기업이 보유한 지능형 인프라의 효율성을 시장에 입증하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가 될 것입니다.
결국 향후 자본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인정받는 기업은 AI가 창출한 경제적 가치를 숫자로 명확히 입증해내는 곳이 될 것입니다. 이제 투자자들은 단순한 기능의 나열보다는, 그 기업이 실제로 구현해내는 ‘실질적인 가치 창출 능력에 따라 기업가치를 재평가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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