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 양자컴퓨팅은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해 기존 컴퓨터보다 압도적으로 빠르고 효율적인 연산을 수행하는 차세대 컴퓨팅 기술입니다. 금융과 바이오, 암호학,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 핵심 기술로 각광받고 있죠.

  • 양자컴퓨팅 기술의 유망성을 주목한 큰손들 역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상장기업은 물론 유망 스타트업까지 대규모 투자를 유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 다만 양자컴퓨팅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입니다. 양자컴퓨팅의 발전 현황과 전망을 쉽게 정리해보았습니다.


어느 시대에나 세상을 바꾸는 첨단 기술은 존재합니다. 컴퓨터가 그랬고 스마트폰이 그랬죠. 또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이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사람들은 다음 분기점을 찾고 있는데요. 차세대 혁신 기술로 꼽히는 후보 중에서 특히 주목 받는 건 양자컴퓨팅 기술입니다.

2025년은 세계 양자과학기술의 해입니다. 올해는 양자역학의 주요 이론이 발표된 지 100년이 되는 시기거든요. UN은 이를 기념하고 양자과학 기술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이 해를 공식 지정했습니다. 그리고 양자컴퓨터는 양자과학기술 중 핵심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일까요?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2025년을 양자컴퓨팅 기술 준비의 해로 선언했는데요. 전 세계의 이목을 모으고 있는 양자컴퓨터가 무엇인지 살펴봅시다.

상상을 뛰어넘는 양자컴퓨터의 성능

양자컴퓨팅은 양자역학적 특징을 활용해 데이터를 처리할 때의 연산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입니다. 기존 컴퓨터와는 전혀 다른 기술이죠. 기존 방식은 0과 1을 구분해 비트로 연산한다면, 양자컴퓨팅은 0과 1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중첩 상태인 큐비트를 사용합니다. 이를 통해 하나의 입자가 두 가지 상태로 존재하는 중첩과 양자 사이 상호작용으로 정보를 순간적으로 공유하는 얽힘 등의 특성을 활용할 수 있는 겁니다.

양자컴퓨팅 기술의 가장 큰 강점은 연산이 압도적으로 빠르다는 점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최근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구글의 윌로우를 봅시다. 윌로우는 구글의 양자컴퓨팅 연구회사인 구글 퀀텀 AI에서 개발한 최신 양자 반도체인데요. 이 반도체를 탑재한 양자컴퓨터는 현존하는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가 10자 년이 걸리는 계산을 5분 이내에 끝낼 수 있다고 합니다. 10자 년은 10셉틸리언(10의 24제곱)년으로 우주의 나이보다도 긴 시간이에요.

ⓒGoogle

그러나 단점도 있습니다. 양자는 아주 미세한 자극에도 반응하기 때문에 양자컴퓨터에도 오류가 자주 발생해요. 각 큐비트가 외부 환경에 예민하기 때문에 큐비트의 수가 늘어날수록 오류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죠. 따라서 기술 고도화를 통해 오류를 줄이는 게 관건이죠. 최근에는 오류 정정 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또 머신러닝 기반의 오류 완화 기술도 개발되면서 양자컴퓨팅 기술의 성능도 점차 향상되고 있습니다.

양자컴퓨터가 불러올 변화

양자컴퓨팅 기술은 다양한 산업에 적용 가능합니다. 나아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고 또 인류가 봉착한 여러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요.

양자컴퓨팅 기술이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은 바로 금융입니다. 금융 산업은 그 특성상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며 복잡한 금융 모델링과 리스크 분석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행해야 합니다. 셀 수없이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면서요. 이때 양자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기존 방식으로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효율적으로 이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겠죠.

글로벌 금융기관은 이미 다가올 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조직을 구성하고 스타트업과 협력하면서 양자컴퓨팅 관련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또 이 기술을 실제 받아들이고 있어요.

이미 HSBC나 바클레이스 등은 양자키분배 기술을 활용한 파일럿을 시작했습니다. 이 역시 중첩과 얽힘이라는 양자역학 특성을 활용해 암호화 키를 안전하게 공유하는 보안 방식입니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통신 과정에서 정보 유출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고 해요.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한 금융기관에는 분명 매력적인 기술입니다.

ⓒUnsplash

양자컴퓨터는 바이오 의료 분야에서도 유용하게 여겨집니다. 신약 개발 단계에서 양자컴퓨터를 활용하면 분자와 양자 상태를 정확하게 시뮬레이션해 약물과 표적 단백질 간의 상호 작용을 더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신약 후보 물질의 탐색과 최적화 과정을 더욱 빠르게 진행해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죠. 물론 비용도 줄일 수 있고요.

제약 업계도 마찬가지로 발 빠르게 신기술을 받아들이고 있어요. 지난해 연세대학교는 IBM의 127 큐비트 양자컴퓨터를 도입해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에 활용하기 시작했고, 2023년 한림제약은 한국퀀텀컴퓨팅과 손잡고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신약 개발 공동 연구에 나섰습니다. 또한 2022년에는 비만 치료제로 유명한 노보 노디스크가 바이오 의료에 특화된 양자컴퓨터 구축을 위해 2억 달러를 투자하며 본격적으로 양자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했죠.

2030년까지 연평균 20% 성장 전망

양자컴퓨터가 이끄는 변화는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양자컴퓨팅 기술을 통해 거대한 위기를 보다 현명하게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요. 대표적인 게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기후 위기입니다.

기후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기후 변화 시나리오가 필요합니다. 이 시나리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50년, 100년, 길게는 200년 후의 예측값을 도출해 내야 하고요. 그러나 미래를 예측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온갖 변수를 고려하여 계산해야 하니까요. 만약 이때 양자컴퓨팅 기술을 적용한다면 시나리오의 정확도를 높이고 또 여기에 맞는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양자컴퓨팅 기술이 산업을 가리지 않고 유망함을 인정받으면서 성장세에도 속도가 붙었습니다. 그랜드 뷰 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컴퓨팅 시장 규모는 2030년에 42억 400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20.1%에 달할 것으로 보이고요.

또한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양자컴퓨팅 시장이 2040년까지 4500억 달러에서 최대 8500억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Grand View Research

양자컴퓨터’ 잠재력 알아본 큰손들

양자컴퓨팅 기술의 잠재력이 주목받으면서 이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플레이어에게도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돈이 움직이기 마련인데요. 대형 자산운용사부터 사모펀드(PE), 벤처캐피털 등이 발 빠르게 투자에 나섰습니다.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첨단 기술 산업에서 고군분투하는 기업들은 이 기회를 잡았고요.

피치북의 데이터에 따르면, 양자컴퓨팅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록적인 수의 스타트업이 자본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92건의 거래가 성사됐는데요. 이 시기에 대다수의 기술 분야에서는 거래 건수가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수치입니다.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은 양자컴퓨팅 기업 중 하나는 사이퀀텀입니다. 이 기업은 세계 최초의 실용적인 양자컴퓨터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반도체 제조 인프라를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죠. 이 기업은 2021년 4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는데요. 블랙록, 베일리 기포드 등 쟁쟁한 투자자로부터 인정받았습니다. 또한 2024년에는 호주 브리즈번 공항 인근에 양자컴퓨터를 구축하기 위해 호주 연방 및 퀸즐랜드 정부로부터 약 6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투자를 받았어요.

ⓒPitchbook

또 다른 유망주인 퀀티넘은 미국의 하니웰 퀀텀 솔루션과 영국의 캠브리지 퀀텀의 합병으로 설립된 세계 최대의 통합 양자컴퓨팅 기업이에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두 가지 요소 모두 개발하고 있죠. 이 기업은 지난해 초 50억 달러의 가치 평가를 받았으며 JP모간 체이스 등으로부터 3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Pitchbook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에서 분사한 스타트업 샌드박스AQ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기업은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 기술을 결합하여 바이오 제약, 신소재, 사이버보안 등 다양한 산업 분야를 위한 혁신적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어요. 지난해 말에는 56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고, 이를 기반으로 3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세계적인 석학 얀 르쿤 뉴욕대 교수와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회장 등 유명 인사들은 물론 T.로우 프라이스, 브레이어 캐피털, US 이노베이티브 테크놀로지, 알리안츠 등이 투자자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Pitchbook

상용화는 얼마나 남았을까

양자컴퓨팅은 분명 혁신적인 기술입니다. 정말 미래를 바꿀지도 모르죠. 그러나 이 기술이 실제 상용화 단계에 이르기까지는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달 10일(현지시간) 공개된 팟캐스트 방송에서 “내가 이해하기로는 양자컴퓨팅이 매우 유용한 패러다임이 되려면 한참 멀었다”며 “많은 이들이 양자컴퓨터 실용화에는 ‘수십 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자신은 양자컴퓨터 전문가가 아니라고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빅테크의 일각을 책임지는 인물인 만큼 허투루 들을 말은 아닙니다.

앞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역시 같은 시각을 드러냈는데요. 그는 지난달 7일(현지시간) 열린 CES 2025에서 양자컴퓨터의 실질적 상용화에는 20년 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그는 “매우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는 데 15년이 걸린다고 한다면 매우 이른 편에 속하고, 30년이 걸린다면 늦은 시점”이라고 말했어요.

<CES 2025에서 진행된 양자컴퓨팅 세션> 출처: IonQ

하지만 양자컴퓨팅 상용화가 머지 않았다는 의견도 팽팽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는 최근 야후 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앞으로 3~5년 내에 양자컴퓨터 기술이 매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만큼 충분한 큐비트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20년 소요 전망에 대해 “그가 틀렸을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구글 역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구글 양자 AI 책임자 하트무트 네벤은 “5년 안에 양자컴퓨터에서만 가능한 실제 애플리케이션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재료과학, 의학, 에너지 분야에서의 응용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상용화 시기에 대한 엇갈리는 전망 가운데, 분명한 것은 양자컴퓨팅이 기존 컴퓨팅 기술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주요 기업들과 연구 기관들이 양자컴퓨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양자컴퓨팅이 미래 산업에 미칠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 해당 콘텐츠는 외부 필진이 작성한 글로 당사의 의견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해당 콘텐츠는 콘텐츠 이용자의 투자 의사결정에 대한 근거 자료로 이용될 목적으로 작성되었거나, 금융투자상품 판매 및 투자 권유, 종목 추천, 투자의사결정의 조언을 위하여 작성된 것이 아닙니다. 해당 콘텐츠에 제공되는 어떠한 자료나 정보에 대하여도 당사는 자료나 정보의 정확성 및 완전성에 대하여 명시적으로든 또는 묵시적으로든 어떠한 의견 표명이나 보증을 하지 않으며, 해당 콘텐츠에 근거하여 잠재적 투자자가 내린 의사결정의 결과로 발생하는 어떠한 종류의 손해나 피해에 대하여 당사는 어떠한 책임과 의무도 부담하지 않습니다. 또한, 이에 대하여 잠재적 투자자는 아무런 이의도 제기할 수 없습니다.
• 상기 내용은 2025년 1월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며 관련 법령 및 내부통제기준에 따른 관련 절차를 준수하였습니다. 해당 콘텐츠의 자료 및 정보는 시장 환경이 변화하거나, 주식 시장, 금리, 인플레이션, 세제 정책 등 사회적, 경제적, 정책적 환경이 변화할 경우, 기타 자산가격 변동, 환율 변동, 신용등급 하락, 부동산 가격하락, 운용결과 등 또는 화재, 홍수, 전염병 창궐과 같은 천재지변이 발생하는 등의 경우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금융(투자)상품은 투자원금의 일부 또는 전액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그 손실은 투자자에게 귀속되고 예금자보호법에 따른 예금보험공사의 보호대상이 아닙니다. 과거의 운용실적이 미래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해당 컨텐츠 작성시점 및 미래에는 이와 다를 수 있습니다. 거래비용, 기타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해당 콘텐츠는 법적으로 제출되거나 등록되지 아니하였으며, 어떠한 법률에 의하여도 승인된 것이 아닙니다. 본 콘텐츠에는 일부 주관적 견해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며, 당사의 공식적인 의견 표명이나 견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해당 컨텐츠는 주식의 모집 또는 매매 및 청약을 위한 권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투자자는 (금융상품판매업자)로부터 관련 법령에 따라 충분히 설명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투자자의 모든 투자결정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 또는 (예비)투자설명서 및 약관 등을 반드시 읽어 보시고 이를 통해 제공되는 정보만을 바탕으로 내려져야 합니다. 본인의 투자 판단 하에 신중하게 투자결정하시기 바랍니다.